[새영화] '나의 장미빛 인생'
기사입력 1998년 01월 24일 15시 00분
여자가 되고 싶은 일곱살짜리 소년의 엉뚱한 이야기를 상큼한 터치로 그려낸 성장영화.
지난해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출품돼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으며, 카를로비바리 영화제 수상 등에 이어 최근에는 골든글로브 최우수외국어영화상도 수상했다.
귀고리에 빨간 립스틱을 바른 채 집들이 파티장에 나타난 루도빅(조르주 뒤 프레슨)은 원래 여자였으나 하나님의 실수로 자신의 염색체가 바뀌었다고 생각하는 소년.
이웃 사람들은 루도빅의 여장을 어린 아이의 장난쯤으로 여기지만 루도빅의 여성성은 끊임없이 나타난다. 옆집 남자아이와 결혼식을 올리기도 하고, 학예회에서는 백설공주역의 친구를 화장실에 가두고 자신이 남자아이의 키스를 받으려는 해프닝을 일으키기도 한다.
일련의 해프닝이 있은 후 학교에 진정서가 날아들어 루도빅은 퇴학을 당하게 되고, 이웃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된다.
루도빅의 부모는 루도빅을 정신병원에 데려가고, 루도빅도 다른 남자아이들처럼 되어보기 위해 긴 머리를 짧게 자르기도 한다.
알랭 베를리네 감독은 굳이 성정체성이라는 문제를 화두로 삼으려고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남과 다른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을 일깨우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를테면 루도빅의 이웃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남과 다름'을 이해하고 사랑할 줄 아는 `용기와 관용'이 감독의 메시지인 셈이다.(코아아트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