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모래시계 '가위질 말라'
기사입력 1998년 01월 24일 01시 47분
`모래시계'의 작가 송지나씨가 SBS TV에서 재방송중인 `모래시계'가 무단삭제 재편집되고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송씨는 23일 방송위원회에 보낸 항의서한을 통해 "`작품을 수정할 경우 작가동의를 구해야한다'는 집필계약사항이 안지켜져 SBS에 알아본 결과, 95년 방송당시 방송위에서 주의와 경고를 내린 부분을 삭제해야 이번 재방송을 할 수 있다는 요구사항이 있었다는 걸 알게돼 항의하게 됐다"며 방송위의 삭제요구가 합당한가를 조목조목 따졌다.
송씨는 먼저 ▲다시는 싸움을 하지 않겠다고 우석과 약속한 태수가 건달이 될 것을 강요하는 폭력배들에게 집단린치를 당하는 장면에 대해서, 삭제할 경우 우석과 태수의 우정을 설명할 길이 없고 ▲군 입대하는 우석과 태수가 지난날을 얘기하며 철로를 걷는 장면에 대해서는 공룡이 도심을 짓밟고(쥬라기공원2) 자전거를 탄 어린이가 경찰차와 추격전을 벌이는(ET) 마당에 방송위의 `위법행위를 방조한다'는 지적은 시청자의 양식을 무시한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이밖에 ▲태수가 삼청교육대에서 몰매맞는 장면, ▲혜린을 위해 재희가 격투를 벌이고 숨을 거두는 장면 등에 대해서도 중요한 작품의 연결고리이고 폭력으로 설명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라며 방송위 삭제요구는 작품에 대한 몰이해와 무관심에서 나온 처사라고 항의했다.
송씨는 "방송위 심의가 작품의 보호보다 침해에 나선 직권남용처럼 보여져선 안되고 심의기준이 상식선에서 시청자를 폄하하지 않는 자세를 갖고 이뤄져한다"며 이번 삭제요구의 재검토를 요청했다.
송씨의 이번 공문은 `한국작가협회 발신'으로 한 작가군의 항거라는 점과 항의내용이 일리있는 부분이 많아 방송위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