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 98우승은 우리것
기사입력 1998년 01월 24일 01시 33분
곰들의 우렁찬 함성소리가 북한산 자락에 울려 퍼졌다.
코칭스태프들을 비롯, OB 선수단 60명은 23일 북한산 국립공원에서 98시즌 우승을 다짐하는 산악훈련을 했다.
영하 10도 안팎의 냉기가 코끝을 스치고 며칠전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아 정상을 향한 발걸음이 조금씩 더뎌지긴 했지만 일단 산행을 시작한 OB 선수들의 열기는 강추위를 녹일만큼 뜨거웠다.
평소 웨이트트레이닝과 러닝 등으로 단련이 된 상태지만 산행이 처음인 선수들에게는 왕복 5㎞의 크로스컨트리가 결코 녹록지 않은 코스.
가다가 멈춰 서서 한숨을 돌릴라 치면 "뒤차 밀린다"는 김평호 트레이닝코치의 매서운 고함소리에 화들짝 놀라 발걸음을 재촉하기도 했다.
산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경사가 갑자기 급해지자 선수들의 얼굴에선 연신 굵은 땀방울이 쏟아졌고 몸에서는 모락모락 김이 피어올랐다.
1착으로 정상에 오른 선수는 팀내 최고참인 투수 이광우.
평소 "체력만큼은 최고"라는 자타의 공인을 받고 있는 이광우는 33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등반, 약 40분만에 대남문 문턱을 밟았다.
이광우를 필두로 투수 강길용, 내야수 박상현 등 43명의 선수가 꼬리를 이어가며 정상등반에 성공.
눈앞에 굽어보이는 서울시내 전경을 뒤로 한채 OB 선수들은 한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친뒤 다시 하행길에 나섰다.
산악훈련을 마친뒤 구단버스를 이용, 잠실구장으로 돌아오는 OB 선수들의 머릿속엔 "올해는 꼭 우승하라"는 등산객들의 덕담이 한결같이 떠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