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엘레베이터걸 사라진다
기사입력 1998년 01월 23일 15시 58분
`엘리베이터 걸 없는 백화점은 앙꼬 없는 호빵?'.
백화점의 꽃으로 인식돼 온 `엘리베이터 걸'이 사라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미아점은 지난해 말부터 엘리베이터 걸이 모습을 감췄으며 본점도 3대중 1대에만 안내원이 탑승해 고객을 맞고 있다.
또 현대백화점 무역점도 안내원 없는 승강기를 운영 중이며 올들어서는 본점도 엘리베이터 걸의 수를 대폭 줄이고 있다.
그레이스백화점도 조만간 엘리베이터 걸 대신 안내방송 시스템을 도입해 무인 승강기를 운영할 계획이어서 조만간 백화점업계에서는 승강기 안내원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질 전망이다.
백화점들이 이처럼 엘리베이터 걸을 줄이고 있는 것은 최근 IMF사태로 인해 인건비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기 때문.
업계 일부에서는 "엘리베이터 걸을 없애는 것이 서비스로 승부하는 백화점의 얼굴을 없애는 것과 같다"는 우려와 함께 안전사고 발생확률도 높아질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승강기 안내원의 연봉은 일반판매사원보다 많은 1천100만∼1천500만원인데다 미용수당 등 기타수당이 더 붙는다.
결국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 직종에서 인건비를 줄여야 한다는 현실적인 주장에 엘리베이터 걸들이 직격탄을 맞게 된 것.
이와함께 최근 안내방송이나 안전경보시스템 등 엘리베이터 걸을 대신할 수 있는 승강기 부수장치가 크게 발전한 것도 승강기 안내원을 사라지게 하는데 한 몫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백화점이 생겨난 이래 엘리베이터 걸은 백화점의 서비스를 상징하는 얼굴로 여겨져 왔지만 최근의 경제한파에 밀려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며 "일부 고객들은 엘리베이터 걸이 없는 승강기가 앙꼬 없는 호빵 같더라며 아쉬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세계 본점의 안내원 조장인 조정순씨（28）는 "일부 엘리베이터에만 안내원이 탑승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엘리베이터걸이 있는 승강기로 고객들이 몰리는 기현상도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 걸은 1930년 세워진 미스코시백화점（신세계 전신） 시절 처음 등장한 이래, 그동안 각 백화점의 독특한 서비스를 알리는 대변자로 통해 왔다.
[서태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