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홍-최훈재] 이적 두 호랑이 맹호 변신
기사입력 1998년 01월 23일 15시 01분
해태의 팀컬러는 독특하다.
헝그리정신으로 불릴만한 끈기와 집중력, 강인한 승부근성, 선후배간의 위계 질서 등.
다른 7개팀이 갖지 못한 이런 특성은 `V9'의 원동력이 된 반면 다른 팀에서 이적한 선수들이 물과 기름처럼 겉돌게 하는 역효과까지 낳았다.
하지만 단 두명.
LG에서 나란히 트레이드된 최훈재（31）와 송구홍（30）은 예외다.
이적하기 전부터 팀내 최고의 파이터들이었던 이들의 승부근성은 물만난 고기처럼 해태에서 더욱 빛났다.
대타로 가끔 출전하며 세월을 죽이던 최훈재는 작년 이적과 함께 야구인생의 절정기를 맞았다.
112경기에 나가 타율 2할9푼2리 12홈런, 70타점을 기록하며 이종범에 이어 당당히 타자고과 2위.
고비마다 적시타를 터뜨리는 해결사로 김응용감독의 입을 벌어지게 만들었고, 갈비뼈 부상에도 불구하고 경기에 출전하는 투지는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작년 부상으로 뜻을 이루지 못한 3할 달성이 올시즌 목표.
지난 18일 훈련에 본격 합류한 송구홍도 선배의 뒤를 이어 호랑이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각오다.
몸을 아끼지 않기로 소문난 승부근성은 해태에 와서 더욱 불붙고 있다.
"화끈한 팀컬러가 마음에 든다.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하는 기분이다."
송구홍은 올시즌 해태가 새로 보강한 유일한 즉시 전력.
김응용감독이 그에게 거는 기대도 그만큼 크다.
홍현우의 2루 복귀로 구멍난 3루를 맡기고 톱타자로 중용할 생각이다.
해태의 10번째 우승을 이끌겠다는 `이적 호랑이' 듀오의 포효가 광주구장에 울려 퍼지고 있다.
[함용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