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골사냥 내게 맡겨라'
기사입력 1998년 01월 23일 15시 01분
【방콕（태국）＝본사 국제전화】 "페널티지역까지만 연결해다오. 그 다음은 내가 해결한다."
월드컵축구팀 스트라이커 최용수（崔龍洙．25．상무）가 `페널티지역의 해결사'로 변신한다.
최용수는 오는 25일 오후 9시（한국시간） 방콕에서 벌어지는 덴마크와의 98킹스컵국제축구대회 1차전을 앞두고 차범근 감독으로부터 특명을 받았다.
"페널티지역을 벗어나지 말라"는 주문이 그것이다.
상대의 최후방을 헤집는데 일가견이 있는 최용수로선 일면 역할축소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의 골 집중력을 배가시키려는 차감독의 배려다.
최용수의 역할이 이처럼 `특화'된 데는 진순진（23．할렐루야）이라는 뛰어난 신예 투톱 파트너의 등장과 맥을 같이 한다.
상지대 3년 때까지 플레이메이커로 뛰었던 진순진은 활동영역이 대단히 넓다.
공격을 당할 때는 골문까지 물러서서 경기흐름을 반전시키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만큼 체력과 근성이 좋다.
따라서 최용수로선 이중으로 스태미나를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그만큼 골사냥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진 것이다.
차감독이 최용수－진순진 투톱에 대해 "이름만 들어도 든든하다"고 말하는 것도 이같은 절묘한 역할 분담을 의식한 것이다.
최용수는 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훨씬 성숙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볼을 끄는 습관도 없어졌고, 패스 타이밍도 그만큼 빨라졌다. 차감독의 `템포 축구'에 알맞게 길들여졌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최종예선 아시아 득점왕（7골）에 오르면서 큰 경기에 자신감이 붙었다.
최용수는 "우선 킹스컵을 통해 6명이 경쟁하고 있는 투톱 한자리를 굳히는 게 급선무"라며 "이번 대회에서 골잡이 최용수의 면모를 확실히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김동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