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예산절감 'IMF파일' 귀감
기사입력 1998년 01월 23일 15시 01분
@…△유니폼은 2벌에서 1벌로 △축구화 지급도 절반으로 △출전수당과 우승 보너스는 받지 않는다 △경기 때만 합숙훈련을 하고 평상시에는 집에서 출퇴근하며 훈련한다 △출퇴근 때에도 택시 대신 버스, 버스 대신 걸어서 이동하는 습관을 들인다 △그리고 축구팀이 존속할 수만 있다면 최악의 경우엔 사비를 털어서라도 자급자족할 각오를 한다.
실업축구 이랜드의 `IMF 파일'이 요즘 잔잔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랜드축구팀은 최근 그룹측으로부터 올해 예산을 자체 편성하라는 지시를 받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급여를 제외한 순수한 운영경비를 지난해 2억5천만원의 절반 수준인 1억3천만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최근의 경제 여건을 감안해 20∼30％ 정도의 삭감을 기대하고 있던 그룹측은 "그것 갖고 되겠느냐"고 되묻기도 했지만 이영무 감독과 선수들은 "문제 없다"며 자신만만한 표정이다.
예산 절감을 위한 실천요강을 담고 있는 `IMF 파일'이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IMF 파일'은 이영무 감독의 주도로 선수들과 협의를 거쳐 작성됐다.
"실업팀들이 줄줄이 해체되는 마당에 살아 남는 것만도 행복한 일 아닙니까. 이같은 결정을 하기까지는 선수들의 신앙심이 큰 힘이 됐습니다."
서울 샬롬교회 담임 목사인 이영무 감독은 "오히려 `IMF' 때문에 선수들의 결속력이 더 강해지는 것 같다"며 "선수들이 얼마나 축구를 사랑하는지 새삼 깨닫게 됐다"며 대견해 했다.
[양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