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 이호 '최고 리베로 리시브'
기사입력 1998년 01월 23일 15시 01분
데이콤배 98한국배구슈퍼리그 2차대회 남자부리그 현대자동차써비스_홍익대전이 열린 22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선 관중들의 감탄사가 잇따라 터져나왔다.
서브리시브 성공률 98.31％.
홍익대의 서브 59개 가운데 58개를 완벽하게 받아내는 대기록이 이 호（25．현대차써비스）의 손끝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반면 홍익대 리베로（전문 수비수） 김민호의 서브리시브 성공률은 고작 58.82％（20/34）.
`배구는 리베로 놀음'이라는 말을 유행시킨 이 호의 진가를 보여준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이 호는 국제배구연맹（FIVB）이 `키운'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구선수로는 `치명적인' 1@78의 작은 키 때문에 그는 한때 은퇴를 고려했었다.
경기 내내 벤치신세일 바에는 일찌감치 다른 길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FIVB의 권유에 따라 대한배구협회가 이번 대회부터 리베로 제도를 도입하면서 그의 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키 2m대의 장대숲을 거침없이 헤쳐나가면서 동물적인 감각으로 그물수비를 펼치는 그를 눈여겨 본 현대 강만수 감독이 리베로로 낙점한 것이다.
`살기위해서는' 코트에 몸을 던져야 한다는 끈질긴 승부근성, 배구판에선 첫 손가락에 꼽히는 강인한 체력도 감안이 됐다.
남성고（익산） 명지대 출신인 이 호는 키가 안자라 센터에서 세터로, 다시 수비수로 내려앉았던 설움을 이번 대회에서 말끔히 떨쳐버리겠다는 각오다.
[부산=김 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