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선수노조반응] '특정팀 임대 절대 반대'
기사입력 1998년 01월 22일 15시 26분
LG 트윈스가 우완 투수 이상훈을 2년간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에 임대한다는 계약 체결이 사실상 무산됐다.
메이저리그 선수노동조합은 22일（이하 한국 시간） "어떤 외국 팀이든 선수를 미국 야구계에 보낸다면 당연히 그 선수에 대한 권리를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측의 이상훈 자유계약선수 선행 조건에 동의했다.
선수 노조의 고문 변호사 진 오르자씨는 스포츠조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작년에 일본 투수 이라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지만 선수를 몇년간 특정 팀에만 임대후 다시 돌려받는 계약에는 절대로 반대한다"고 선수 노조의 입장을 명백히 밝혔다.
당시 지바 롯데 마린스는 이라부를 2년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보낸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라부 본인과 뉴욕 양키스 등 메이저리그 구단, 그리고 선수 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했었다.
전화 인터뷰 요청이 있은 지 5분여만에 전화를 걸어온 오르자 변호사는 "현재 일본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는 이미 임대 계약을 금지한다는 합의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한국이나 다른 나라의 야구위원회와도 같은 내용의 합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훈이 레드삭스와 계약 직전 MLB에서 내린 잠정 보류 결정에 대해 오르자 변호사는 "유독 한 팀과만 계약을 하겠다는 것은 다른 구단에게 절대 공정하지 않으며 선수의 입장에서도 좋을 것이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이 결정을 지지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 노조가 LG 트윈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단독 임대 계약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힘에 따라 이상훈의 미국행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상훈으로서는 자유계약선수로 풀릴 경우 꼭 보스턴 레드삭스가 아니더라도 그를 원하는 다른 팀들과도 협상을 벌일 수 있어 유리한 입장에 놓일 수도 있다.
그러나 LG 트윈스나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우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어 앞으로 이상훈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LA=민훈기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