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꼬이는 '이상훈 카드' 속앓이
기사입력 1998년 01월 22일 15시 26분
LG는 품안에 `이상훈'이라는 희귀조를 안고 있다.
쉴새없이 파닥거리는 새를 보듬어안고 열심히 물건값을 부르는데 흥정은 자꾸 엉뚱하게 꼬이고 새는 한층 거칠게 날갯짓이다.
이러다 자칫 장사도 망치고 새는 놓쳐버릴 꼴이다.
LG는 보스턴과 2년 임대계약에 합의했다.
메이저리그에 전례가 없는 한시 임대계약은 LG에게 명분과 실익을 고루 안겨준다.
이익 지키기에 관한한 철통같은 8각편대를 이루고 있는 국내 프로구단의 하나로서 LG는 선수를 `완전하게 풀어주지 않는' 모범에 충실했다.
이상훈의 국내 복귀를 어렵게 보면서도 임대형식을 빌렸으니 LG는 재임대료 명목으로 또다시 거액을 챙길 계산까지 꼼꼼했다.
그러나 이제 장사판은 엉망이 됐고 LG는 이상훈을 프리에이전트로 풀라는 압력을 받게 됐다.
보스턴과 이미 단장 사인이 들어간 가계약서를 주고 받은 LG의 최종준단장은 "보스턴 이외 구단과의 또다른 흥정은 국제 상도의상 절대 불가하다"고 못박는다.
그러나 보스턴을 붙들고 있자니 이상훈의 미국행 자체가 무산될 위기.
그렇게 되면 상황은 더 꼬인다.
이상훈의 반발은 불보듯 뻔하고 그의 성격상 구단 상황을 받아들이고 잠잠히 미국행을 포기, 국내 마운드에 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 LG는 국내외에서 요긴한 `이상훈 카드'를 통째로 `사용불능' 처분에 빠뜨릴수 있다.
이미 이상훈의 임대료를 수입으로 셈해 올해 사업계획을 알차게 짜놓은 LG로선 당장 돈문제도 중요하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
여하튼 판단은 빨라야 한다.
[이승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