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새명소] 카페에 '커플석' 등장
기사입력 1998년 01월 22일 15시 26분
대학가의 한 카페에 일명 `커플석'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신촌 연세대앞의 카페 `여우사이Ⅱ'에는 연인들만 앉을 수 있는 커플석이 설치돼 인기를 모으고 있다.
커플석은 마치 독서실처럼 앞과 양옆에 칸막이를 두고 테이블과 2인용 좌석이 설치돼 있다.
이 업소의 커플석은 전체 30석 가운데 17석.
커플석이 만들어진 이유는 IMF시대를 맞아 공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이곳을 찾는 고객들의 70％가 쌍쌍손님인데도 4명이 앉을 수 있는 일반적인 좌석배치를 하는 것은 공간낭비란 결론 때문.
업주 배인준씨（35）는 "연인들이 오면 우선 커플석으로 안내한다"며 "처음에는 어색해하는 손님들도 제법 있었지만 지금은 쌍쌍손님들이 먼저 커플석을 찾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업소측에서는 커플석이 설치된 2층에만 따로 `사랑의 테마'와 관련된 잔잔한 음악을 틀어주는 배려도 아끼지 않는다.
커플석 설치에 앞서 `풍기문란'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막상 운영이 시작된 이후에는 `지나친 애정표현' 등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손님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업소측의 설명.
또 조명을 밝게 하고 수시로 종업원들이 커플석을 `순찰（?）'하는 등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아 불미스러운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여자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은 강준모군（22．K대 3년）은 "칸막이가 있어 처음에는 독서실이나 도서관에 온 것 같이 답답한 느낌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다보니 `우리들만의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어 훨씬 아늑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김철균 명예기자(중앙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