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시어러] 월드컵 두번째 우승 '내발로 해낸다'
기사입력 1998년 01월 22일 15시 26분
5개월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월드컵을 앞두고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들썩이고 있다.
잉글랜드는 94년 미국월드컵 예선탈락의 아픔을 딛고 출전하는 이번 대회에서 지난 66년 런던대회에 이어 2번째 우승을 거머쥐겠다며 야심만만이다.
이처럼 잉글랜드가 자신감에 차있는 것은 `국민적인 영웅' 앨런 시어러(28)가 부상에서 회복돼 다시 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작년 7월 첼시와의 경기도중 오른쪽 발목이 접질려 인대가 찢어졌던 시어러가 6개월간의 재활훈련을 끝내고 그라운드에 복귀한 것이다.
시어러는 지난 18일 볼튼과의 경기 후반에 투입돼 종료 직전 동료 케츠바이아의 결승골의 밑거름이 된 절묘한 헤딩 어시스트를 해내 팀의 2대1 승리에 견인차가 됐다.
시어러에 대한 잉글랜드 축구팬들의 기대는 절대적이다.
시어러 만큼 팬들의 기대를 확실히 만족시겨온 선수가 드물기 때문이다.
지난 70년 8월 뉴캐슬에서 태어난 시어러는 13살때 사우스햄프턴의 유소년팀에 입단하면서 축구인생을 시작했다.
17세의 나이에 치른 프로데뷔전서 해트트릭을 수립할 만큼 일찌감치 재능을 발휘한 시어러는 지난 92년 잉글랜드 축구사상 최고액인 330만파운드(약 75억원)의 거액을 받고 블랙번으로 이적했다.
이후 94∼95시즌에 34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소속팀을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등극시킨 이래 3년연속 득점왕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하지만 그때만해도 `국내용'이라는 일부의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시어러가 명실상부한 `월드스타'의 반열에 오른 것은 96유럽선수권대회.
잉글랜드는 이 대회 준결승에서 독일에 승부차기로 패해 결승진출엔 실패했지만 시어러는 5골로 득점왕에 올라 잉글랜드의 자존심을 지켰다.
시어러는 이때 자신의 몸값을 한껏 끌어올려 무려 2천450만달러의 천문학적인 액수에 고향팀 뉴캐슬로 이적했다.
시어러의 축구스타일은 철저한 `정통 유럽파'.
브라질식의 화려한 개인기보다는 페널티박스안에서의 번득이는 골감각과 어떤 상황에서도 헤딩슛으로 득점을 올릴 만큼 몸의 유연성과 위치선정 능력이 뛰어나다.
90분 동안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헤집는 체력과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 승부근성도 그가 지닌 장점이다.
브라질 이탈리아 프랑스 잉글랜드가 출전한 4개국초청대회(97년 6월)에서 시어러가 프랑스의 30게임 무패행진에 종지부를 찍은 결승골을 터뜨린 것도 그의 이같은 승부욕에서 비롯됐다.
"지난 6개월은 너무 잔인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부상의 후유증이 없어 너무도 다행이다. 이젠 월드컵 우승을 향한 전진만 있을뿐이다."
시어러같은 슈퍼스타가 있기에 프랑스로 향하는 잉글랜드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최성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