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덕씨] IMF한파속 따끈한 낭보
기사입력 1998년 01월 22일 15시 26분
"비록 IMF 경제위기가 미술시장의 침체를 가져왔지만, 잘하면 해외판로를 뚫고 우리 미술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호기가 된다는 걸 새삼 확인했습니다."
올초 꽁꽁 얼어붙은 국내화랑가를 박차고 `제8회 마이애미아트페어(8∼13일)'로 날아갔던 화상 박영덕씨(41．박영덕화랑 대표)가 따끈한 낭보를 들고 최근 귀국했다.
14개국 87개 화랑이 참가한 `마이애미아트페어'에 갤러리나인(대표 김인경)과 함께 참가했던 박씨는 백남준 김창영 전광영 도윤희 박유아 박찬갑 박실씨 등 7명의 작가 작품 19점을 900원대의 환율을 적용, 8만2천달러의 판매고를 올렸다.
올해 처음 참가한 도윤희씨는 100호 등 전시한 대작 6작품을 모두 판매하는 예상하지 못한 성과를 올렸다.
"해외미술견본시에 한 10년 참가하니까 신임도도 쌓이고 흑자를 낼 자신이 생기더군요. 미술품은 100년을 내다보며 팔아야합니다. 단기승부로는 안되죠. 판매 외에도 외국 화랑들의 전시와 위탁판매 의뢰도 많아 성과는 유무형으로 컸습니다."
원래 그는 공학도 출신(인하대). 일반 회사에 취직했다가 85년 누나의 요청으로 화랑일에 뛰어들었다. 8년간 화랑 운영의 노하우를 익힌 그가 자신의 화랑을 연 것이 93년. 아트페어는 85년부터 참가했으니 올해로 13년째. 그 사이 박영덕화랑은 청담동의 새로운 명문화랑이 됐다.
어느새 팔릴 작품과 안팔릴 작품을 구분해 낼 눈이 생기고, 자신의 판단에 확신이 가게 됐다.
"미니멀회화나 추상회화로는 경쟁이 안됩니다. 독특한 개성이 있되 작품의 질로 경쟁하고, 가격경쟁력도 있어야죠. 원화폭락전에는 중견화가들의 진출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작품가가 셌는데, 지금은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졌어요."
박씨는 화랑과 함께 커갈, 세계시장 진출 가능성이 큰 30∼40대 작가와 연간 20여회의 기획전을 했고, 이들과 함께 시카고, 쾰른, 홍콩, 트라이톤호텔 아트페어 등지에 참가했다. 이렇게 인연을 맺은 작가가 김창영 전광영 황호섭 조택호 문인수 안성금씨 등. 그는 앞으로도 우리미술로 세계시장 문을 계속 두드릴 참이다.
[이화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