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진달래꽃...' 출연진 보호대책 비상
기사입력 1998년 01월 22일 01시 22분
송원섭 기자
북한의 테러협박에 맞선 KBS 2TV 드라마 `진달래꽃 필때까지'의 출연진과 제작진에 대한 보호 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KBS 드라마국은 21일 `진달래꽃…'의 홍성덕PD, 작가 윤혁민 박영수씨를 비롯한 스태프와 정동환 염정아 유태웅 등 주요 출연진 20여명을 극비리에 소집, 보안당국 요원과 테러전문가들의 안전지침 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탈북 무용수 신영희씨의 동명 회고록을 드라마로 각색한 `진달래꽃…'에 대해 북한은 지난해 10월 제작 발표 직후부터 현재까지 평양방송을 통해 무려 44회나 "피의 보복을 하겠다"는 등의 경고와 협박을 계속해왔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위협에는 단순 엄포가 아닌 직접 행동의 의사가 보인다는 보안 당국의 판단에 따라 KBS측은 `진달래꽃…' 팀에 대한 보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강사로 참가한 보안당국 요원은 "북한은 지금껏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 아웅산 폭파사건 등 대형 테러사건 이전에 반드시 평양방송을 통해 경고를 해 왔다"며 "교육내용은 주로 만약의 사태에 대처케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 내용은 혼자 행동하지 말라는 등의 개인 행동 지침과 위급시의 구원 요청 요령 등. 특히 "교육 내용을 외부에 발설하지 말라"는 등의 내용까지 포함돼 교육장은 숙연한 분위기였고 참가자들은 불안감이 감도는 굳은 표정으로 교육장을 나섰다.
KBS 드라마 제작국 염현섭 주간은 비밀리에 교육을 실시한데 대해 "스태프나 연기자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실감하지 못하고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을까를 우려해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달래꽃…'의 주요 스태프와 김정일역의 정동환, 신영희 부부 역의 염정아－유태웅 등 주연급 연기자들은 드라마 촬영 개시 이후 현재까지 보안당국에 의해 보호를 받고 있다.
그러나 KBS측은 "위협이 있다고 해서 방영을 중단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8부작인 `진달래꽃…'는 1월 마지막 주 2회 방영분이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