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우] 연봉협상 돌파구 '옵션'
기사입력 1998년 01월 21일 15시 02분
해태 홍현우（26）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연봉협상의 타결을 위해 마지막 카드를 뽑았다.
홍현우는 20일 4번째 연봉협상을 벌였으나 구단측과 별다른 의견접근을 보지 못한 채 또다시 계약서 사인을 뒤로 미뤘다.
구단은 여전히 작년 9천600만원에서 400만원 오른 1억원을 제시했고 홍현우는 아예 요구액도 밝히지 않았다.
달라진 면이 있다면 구단에서 홍현우의 의견을 듣기로 한점.
지금까지는 현재 놓여있는 여러가지 어려운 사정을 들어 일방적으로 연봉을 통보했던 것과 달리 이번 협상에선 선수의 요구사항을 들었던 것.
이 자리에서 홍현우는 구단측 자세가 변함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새로운 옵션을 제시했다.
내용은 올 연봉을 구단측 제시액인 1억원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올시즌 120경기 이상 출전해 3할이상 타율, 20홈런 이상, 그리고 70타점 이상을 올릴 경우 내년 연봉으로 1억4천만원을 달라는 것이다.
파격적이면서도 일면 합리적인 협상카드다.
그러나 협상 실무자인 최윤범 운영본부장은 "홍현우의 자신감은 높이 인정할만 하지만 구단의 입장은 변함없다"며 "특히 올해 성적을 옵션으로 내거는 경우는 우리 구단에서 전례가 없다"고 반대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홍현우는 "오랜 고심끝에 내린 결론이다. 이를 검토조차 하지 않는다면 연봉협상의 의지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일축했다.
홍현우가 이처럼 강경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이종범이 빠져나간 뒤 팀내에서 확실한 중심타자로 자리 잡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기에 다른팀 간판타자인 삼성 양준혁, 쌍방울 김기태 등이 모두 1억원대 이상의 연봉을 확보한 것도 자존심이 상한 이유가 됐다.
홍현우의 연봉협상은 새롭게 등장한 옵션카드가 마지막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
[광주=김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