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용] 팀위기에 악바리 투혼 '대망의 3천킬'
기사입력 1998년 01월 21일 15시 02분
고려증권의 최고령 공격수 박삼용（31）이 `꿈의 기록'인 3천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박은 21일 현재 2천925킬을 기록해 대망의 3천킬 달성에 `_75'를 남겨두고 있다.
킬이란 배구 공격의 득점과 득권을 합친 숫자. 배구 공격수 최고의 영예가 바로 3천킬이다.
남자배구에서 3천킬을 달성한 선수는 임도헌（3천444킬）과 하종화（3천80킬．이상 현대차써비스） 단 두명 뿐이고 여자부에선 장윤희（3천109킬．LG정유）가 유일하다.
97슈퍼리그까지 개인통산 2천859킬을 기록했던 박삼용은 한때 3천킬 달성을 포기하고 현역 은퇴를 고려했었다.
배구 공격수로는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에다 고질인 무릎부상이 악화, 이번 데이콤배 98한국배구슈퍼리그 출전이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기업의 부도로 제3자 인수를 추진중인 소속팀의 위기가 오히려 그에겐 재기의 발판이 됐다.
이수동의 상무 입대와 유형우의 급성 신장염으로 왼쪽 공격에 큰 구멍이 생기자 진준택 감독이 고육지책으로 그를 코트로 불러들인 것.
고려증권 선수들은 코트에선 모두가 악바리였다.
무조건 이겨야 자신들을 데려갈 팀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박삼용도 나이와 부상을 잊을 수 밖에 없었다.
절룩거리는 다리로 점프까지 해댔다. 정신력의 힘은 엄청났다.
그는 지난 7일 삼성화재전에서는 무려 21킬（8득점 13득권）을 기록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그는 후배 신진식（2천793킬．삼성화재）을 제치고 오는 2월초쯤 남자배구 사상 3번째의 3천킬 달성 선수가 될 전망이다.
"포기했던 `꿈의 기록'을 IMF가 이루게 했다고나 할까요. 동료들의 투혼이 고맙기만 합니다."
[김 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