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방학중 '운전면허따기' 묘안백출
기사입력 1998년 01월 21일 15시 02분
대학생들이 자동차 운전면허를 하루라도 빨리 취득하기 위해 천태만상을 연출하고 있다.
비교적 시간여유가 있는 방학중 운전면허를 따놓으려는 학생들이 대거 몰리고 있으나 면허를 따는데 운전면허학원 수강신청에서 면허시험까지 4∼6개월이나 소요돼 이 기간을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는 것.
가장 많은 유형이 `애걸복걸형'.
이들은 운전면허학원 관계자에게 "군입대가 얼마 남지 않아 빨리 면허시험을 봐야 한다", "집안 사정으로 개강전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면허를 따야 한다"며 온갖 엄살을 늘어놓는다.
좀 더 체계적인 `지방전전족'도 있다.
이들은 어느 정도 이론과 실기능력이 갖춰진 경우로 전국의 면허시험 접수상황을 파악해 조금이라도 적체가 적은 지방 면허시험장을 골라 찾아다니며 시험을 치르는 극성파다.
이런 경우 노력여하에 따라 1∼2개월 정도는 면허취득기간을 앞당길 수도 있다.
반면 `청탁형'은 운전면허학원 관계자에게 인맥을 동원하거나 선물공세를 펼쳐 수강신청에서 시험까지의 대기기간을 줄이는 경우.
청탁형은 대부분 은밀히 움직여 눈치채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조현정양(서울대 2년)은 "운전면허 시험 적체가 심각한 현실도 문제지만 자기만 먼저 면허를 따겠다고 편법을 동원하는 것은 더욱 문제"라며 "방학이면 되풀이되는 `면허시험 취득전쟁'을 해소할 획기적인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섭 명예기자(서울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