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산] 아름답고 슬픈 4연승 홍학춤
기사입력 1998년 01월 20일 15시 33분
프로농구 광주 나산 플라망스의 `홍학（紅鶴）춤'이 코트에서 감동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나산은 지난 10일 황유하 감독이 1게임 출전정지로 결장한 악조건에서도 1위 현대를 적지서 격파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이어 11일 광주 홈게임에서 동양마저 잡고 느긋한 5일동안의 휴식을 취하던 나산선수단은 `모그룹의 부도'라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접해야 했다.
누구나 나산이 이제는 `홍학춤'을 더이상 출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나산의 `헝그리 정신'은 최악의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17일 광주 홈게임에서 삼성을 꺾은데 이어 18일에도 대우의 홈에 뛰어들어 또다시 예상치 않았던 승리를 엮어낸 것. 더구나 대우는 올시즌 나산이 3전전패를 기록했던 팀이었다.
어느덧 4연승.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9위에 처져 있던 나산은 19일 현재 4위까지 올라왔다. 3위 나래와도 불과 반게임차.
특히 나산은 대우를 격파함으로써 이제 나래만 꺾으면 현대와 기아에 이어 3번째로 `전구단상대 승리'를 이룩하게 된다.
나산은 용병 센터 브루소가 지키는 골밑이 취약하고, 김상식 이민형에 의존하고 있는 외곽도 상대적으로 강한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나산이 선전하고 있는 것은 `전술과 투혼'의 개가.
나산 황유하 감독은 상대적인 기량의 열세로 베스트 5의 `매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더블팀, 헬프디펜스 등 변칙적인 수비와 식스맨의 활용 등으로 커버하는 한편, 철저하게 조직플레이에 의존하는 공격을 펼치고 있다.
특히 `슈터킬러' 김현국을 축으로 한 끈끈한 수비와 승부에 대한 집념이 나산의 최대 강점.
"플라망스는 영원하다"고 외치며 연일 분투하고 있는 나산에 팬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지고 있는 요즘이다.
[조석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