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준비된 지도자'로 거듭나기
기사입력 1998년 01월 20일 15시 33분
@…`IMF 한파'가 갈수록 거세다.
연일 실직이다, 해고다 해서 분위기가 자못 살벌하다.
얼마전 국민은행 축구팀의 해체로 본의 아니게 그라운드를 떠나게 된 김학범（金鶴範．38） 코치도 춥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일터까지 잃은 것은 아니다.
조만간 서울시내의 한 지점으로 발령받아 `김 코치'아닌 `김 과장'으로 불리며 은행원의 길을 걷게 된다.
지난 91년 전무후무하게 대리 계급장을 단 현역 선수로 그라운드를 누벼 화제를 낳았던 일도, 96애틀랜타 올림픽 대표팀의 코치로 맹활약했던 일도 이제는 추억의 한 페이지로 장식되게 됐다.
다른 팀으로 옮겨서라도 그라운드에 남기를 원했지만 세상이 어수선하다보니 여의치가 않다.
이래저래 머리가 복잡하고 심란해 거의 한달동안 아무 일도 못했다.
하지만 김 코치는 최근 방황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기회에 그동안 모아뒀던 축구 관련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좀 더 깊이있는 공부를 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래서 큰 마음 먹고 컴퓨터 한 대를 마련했다.
올림픽팀 코치시절, 지난 93년 브라질 유학시절 등 이런저런 기회를 통해 악착같이 모아온 귀중한 자료들이 `김학범 파일'로 정리되는 것이다.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노리는 김 코치가 그라운드에 되돌아 온다면 축구계는 든 게 많은 `준비된' 지도자 한 명을 얻게 되는 셈이다.
[최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