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 국내서 산 '입국용 티켓' 무용지물
기사입력 1998년 01월 20일 15시 33분
`국내에서 왕복항공권을 사서 보내주면 어떨까?'
최근 IMF영향으로 학업을 포기하고 귀국하는 유학생들이 늘어나자 환율차이를 활용, 국내에서 항공권을 구입해 자녀들에게 보내려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1달러당 1천700원대를 오르내리는 고환율때문에 외국에서 달러로 항공권을 구입하는 것보다 국내에서 원화로 사는 것이 훨씬 유리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처럼 손쉬운 `알뜰작전'을 펼치다가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IMF시대가 낳은 또하나의 풍속도인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가입된 항공사들은 이같은 환차익에 대해 일찍부터 예방책을 마련해두고 있다.
승객들은 반드시 출발지 국가의 화폐로 항공권을 구입해야 하며, 출발지와 다른 국가에서 구입한 항공권을 사용할 경우 탑승을 금지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 승객이 미국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기를 이용할 경우에도 원화대신 달러로 항공권을 구입해야 한다.
한국을 방문하려는 교포들이나 외국관광객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교포들의 경우 국내에 있는 친지들을 통해 값싼 항공권을 사 보내는 방법을 한번쯤 생각해보지만, 이 역시 출발지 규정에 묶여 소용이 없다.
그러면 편도항공권을 끊은 후 우리나라에 와서 다시 편도항공권을 구입하면 어떨까?
IATA회원사들은 그동안 이같은 환차익을 노리려는 승객들의 `수법'을 숱하게 경험했기 때문에 이 역시 대비책을 마련해 놓았다. 편도항공권의 가격을 왕복항공권 가격의 70% 내외에 이를 정도로 높여 놓았다.
때문에 편도항공권만 구입해 입국한 뒤 우리나라에서 다소 싼 편도항공권을 사더라도 이같은 규정에 의해 실익이 거의 없다.
아시아나항공의 한 관계자는 "요즘 우리나라의 원화가치가 떨어져 국내에서 항공권을 구입해 보내거나, 편도로 와서 우리나라에서 항공권을 사려고 문의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지만 실제 큰 차이가 없음을 알고 포기한다"고 말했다.
[김순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