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병등반]정승권씨 은빛 등정
기사입력 1998년 01월 20일 00시 24분
송철웅 기자
`빙벽등반의 귀재' 정승권씨(38．정승권등산학교 교장)가 `98동계 월드 X－게임' 빙벽등반경기에서 내로라는 세계적 얼음꾼들을 누르고 2개의 은메달을 잇따라 거머쥐는 쾌거를 이룩했다.
정승권씨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의 크레스티드 뷰티에서 열린 남자 빙벽 속도등반경기에서 이 지역 토박이인 윌 개드(미국)에 이어 2위를 마크, 지난 17일 난이도 경기에 이어 2번째 은메달을 따냈다.
동계 X－게임은 미국 스포츠전문 케이블 TV `ESPN'이 창설한 것으로 빙벽등반과 함께 스노크로스컨트리, 스노보드, 스키, 스노마운틴바이크 등 담력과 테크닉을 요하는 6개의 극한 스포츠를 통해 자웅을 겨루는 경기.
각 종목의 최고 전문가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출전하는 만큼 이 경기의 우승자는 `지구에서 최고'라는 찬사를 듣는다. 정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의 빙벽등반 테크니션.
88년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를 등정한 바 있는 그는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설악산 토왕빙폭에서 최초로 야간등반에 성공하고 거꾸로 내려오는 등 다양한 기록을 갖고 있는 `전설적'인 등반가.
부부 등반인 최승철(29), 김점숙씨(32．여)와 함께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이번 X－게임에 참가한 정씨는 오버행(경사 90도가 넘는 벽)으로 이뤄진 40피트(약 12@) 경기에서 2위를 기록함으로써 총 5천160달러의 상금까지 받았다.
부부 등반인 최씨와 김씨는 남자부 속도 14위－난이도 10위, 여자부 난이도 7위－속도 10위를 각각 기록했다.
95년 2월 여성 최초로 토왕폭 단독등반에 성공한 김씨는 스포츠클라이밍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최씨는 그레이트 트랑고, 요세미티 거벽등반을 거치며 착실히 실력을 쌓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