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다리근육통도 날린 '16강 투지'
기사입력 1998년 01월 19일 15시 22분
@…지난 18일 오후 4시 서울 타워호텔.
12일간의 울산 합숙훈련을 마치고 귀경한 월드컵축구 대표선수들은 혹독한 훈련탓인지 모두 얼굴이 반쪽이 돼 있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가장 `고생의 상흔'이 역력한 사람은 다름아닌 차범근 감독이었다.
평소 그를 지켜본 사람들은 차감독을 `체력의 화신'이라고 불렀다. 그동안 스무살이나 어린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얼굴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모든 훈련을 똑같이 소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만은 44세의 나이를 속이지 못했나 보다.
"나도 이젠 나이를 먹었어. 새벽 구보가 정말 죽기보다 싫더라구."
기자를 만난 차감독은 마치 하소연하듯 울산 훈련의 고통을 토로했다.
"하지만 감독이 뛰지않으면 선수들도 뛰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다리에 알이 박여도 이를 악물고 뛰었지."
행여나 선수들에게 뒤질까봐 태어나서 한번도 입에 대지 않던 `보약'을 먹고 뛰었다는 차감독.
비록 다리 근육통으로 절룩거리고 있지만 그의 눈빛은 월드컵 16강 진출에 대한 강한 투지로 빛나고 있었다.
[전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