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Y파일] 황수정 '계속된 NG에 지쳐 대본 깜빡'
기사입력 1998년 01월 19일 15시 22분
`드라마 한편에 목숨을 걸라구? 휴우….'
연기자들이 연기를 하다 보면 피치못해 위험한 장면을 감수할 때가 있다. 데뷔한 지 얼마되지 않아 SBS TV 드라마 `연어가 돌아올 때'에서 황수정（서은혜 역）역시 이런 일을 치르지 않으면 안 되었던 때의 일 하나.
서은혜는 다섯 살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입양된 입양아. 그러나 성인이 되면서 미국인 양부에 시달린 은혜는 한국으로 건너 오고 이를 끈질기게 추적하는 양부와 길에서 맞닥뜨린 서은혜는 죽어라 하고 달아나야 했다. 촬영 장소는 홍대 앞.
"정문을 중심으로 50m 간격 차량통제！ 출발은 여기！ 차도 가운데로 요리조리 피해 달아나는 황수정. 급브레이크를 밟을 사람은 말야, 맞은 편에서 달려 오다가 수정이 앞에서 급 브레이크를 하라구！ 부딪치기 직전까지！ OK?"
촬영장면을 구체적으로 전해 들은 황수정으로서는 까무러칠 일이다.
"저 사람은 이 계통에 베테랑이야！ 걱정말고 준비나 하라구！"
PD의 부연 설명은 `안심하라'는 뜻이지만 마음이 `달달'떨리는 황수정이다.
`베테랑이라고 실수가 없으란 법 있나? 지금까지는 실수를 안했더라도 알 게 뭐야? 가는 날이 장날이라구 새삼스레 내가 할 때 실수가 있을지.'
겁을 먹은 황수정. 아니나 다를까? 봇물 터지듯 NG를 만들어 낸다.
`황수정！ 달려 오는 차를 의식하지 말구 냅다 달리란 말야！ NG！', `뭐야！ 간격이 너무 벌어졌잖아！ 10㎝！ NG！', `나참, 뒤에서는 양부가 잡으러 오고 있단 말야！ 혼신의 힘을 다해 달리란 말야！ 혼신의 힘이 뭔지 몰라? NG！'
근 2시간을 헐레벌떡 내달렸지만 `NG 연속대행진' 거친 숨을 몰아 쉬며 `헥헥'거리는 황수정이지만 촬영을 마쳐야 하는 연출진은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재도전. 사인과 동시에 차도가 차량으로 복잡하게 얽히고 그 사이를 `요리조리' 꿰뚫고 지나가는 황수정.
자동차 한대가 부딪쳐 올락말락 하는 위치에서 `끼이익' 급브레이크. 운전기사가 차창을 열고 큰 소리를 치며 욕설을 한다.
"야！ 이 X아！ 죽으려구 환장 했어！"
운전기사 욕설에 순간적으로 화가 난 황수정의 대본에도 없는 악다구니.
"그래！ 환장 했다！ 왜！"
이번에는 그 위를 덮어 씌우는 연출진들의 하나 같은 악다구니.
"수정아！ 너는 대본에 대사가 없잖아? 얼굴이 하얗게 질리면 그만이야！ 욕 먹어도 생명 건지는 게 낫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