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우울한 '사·노·정'
기사입력 1998년 01월 19일 15시 22분
사－노－정의 생각은 서로 다르다.
사 "군살을 빼야만 나머지 신체가 건강해 집니다."
노 "내가 왜 군더더기 살이며 손톱 발톱이나 맹장처럼 없어도 되는 겁니까? 나는 뇌나 심장같은 중요한 기관이오."
정 "에고 에고∼！ 에고 아니 해고를 두고 하는 사측의 말도 일리가 있고 노측의 말 역시 일리 뿐 아니라 삼사도 있고…, 양쪽 말이 다 맞으니 정리가 힘드네！ 그러니까 말이죠. 거시기가 저시기가 되고…, 에… 그게 그러니까…."
어쨌든 결과는 우울하다, 이렇게.
젊음을 한 직장에 다 바쳤던 우리의 팽과장은 팽∼ 코가 풀리 듯 팽(烹)을 당했다.
그는 피 한 방울 흘리지 못하고,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고 목이 잘렸다.
팽과장은 술에 몹시 취해 들어 왔다.
아내도 그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소주 대(大)병을 안주도 없이 벌컥벌컥 들이키고 말았다.
몸을 가누지 못해 고꾸라져 자는 팽과장 옆에 아내도 쓰러져 잠이 들고 말았다.
부모들이 술에 취해 잠이 들어 버리자, 밥을 얻어 먹기는 틀렸다고 생각한 아들 녀석도 남은 소주를 들이키고 역시 허물어졌다.
드르렁 드르렁+쿨쿨 쿨쿨+쌔근쌔근∼！！
한참 뒤.
술에 취한 후에 오는 심한 갈증 아시지?
널브러져 자던 일가족 중 팽과장이 제일 먼저 일어나 머리맡 주전자의 주둥이를 덥석 입에 물고 벌컥벌컥 물을 마시더니만,
갑자기 벽을 손톱으로 북북∼ 긁다가 머리를 방바닥에 쿵쿵쿵！！！ 세 번을 내리 박더니 다시 쓰러져 잠이 들었다.
곧 이어 아내도 부스스 일어나더니 주전자의 물을 들이키다가 역시 벽을 북북∼ 긁고 방바닥에 머리를 쿵쿵쿵！！！ 세 번을 정확히 박는다.
이번에는 아들이 비몽사몽의 눈빛으로 잠을 깨더니 주전자를 통째로 껴안고 물을 들이키려다가 그 주전자를 집어 던지며 절규를 한다.
"으악∼！ 어휴, 젠장…. 뜨거우면 뜨겁다고 말을 해야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