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여직원 유니폼 사라진다
기사입력 1998년 01월 18일 15시 46분
직장여성의 상징인 유니폼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IMF 시대를 맞아 사내 분위기를 새롭게 하고 경비 절감을 위해 유니폼 착용을 폐지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
또 유니폼 근무를 사규로 정하고 있는 기업에서도 여권신장 추세에 따라 유니폼을 입지 않고 근무하는 `배짱 여성'들을 눈감아 주고 있어 여사원들의 복장 자율화가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대우그룹은 지난해 10월 （주）대우 무역부문에서 유니폼 착용을 폐지한 데 이어 올들어서는 건설부문에서 여사원의 복장을 자율화했다.
지난해 사원들을 대상으로 유니폼 착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 전체 사원의 80％ 이상이 유니폼 폐지를 찬성하자 이를 확대실시한 것.
시행전에는 평상복 근무에 따른 의상비 지출 때문에 유니폼을 고수하는 여사원들도 있었고, 튀는 옷차림으로 사내 분위기를 흐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도 사내 분위기를 새롭게 하고 불요불급한 경비를 줄인다는 방침에 따라 올초부터 여사원들의 유니폼을 폐지했다.
LG전자는 평상복 근무제가 도입됨에 따라 그동안 여사원들이 탈의실로 사용해 왔던 공간을 자료실이나 회의실로 활용하고 있다.
풀무원 역시 지난해말부터 여사원들의 유니폼 착용을 폐지한 뒤 회사 분위기가 훨씬 좋아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평상복 근무의 장점은 사내 분위기를 자율적이고 유연하게 만들어 업무 효율을 높인다는 점.
특히 회사로서는 경비 절감과 함께 탈의실을 상담실이나 회의실, 자료실 등으로 활용할 수 있어 업무 추진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주）대우 무역 업무지원팀의 박정순씨（여．32）는 "여사원들의 경우 유니폼을 갈아입어야 하는 등 불편함이 많았으나 이제는 그런 번거로움을 덜 수 있게 됐다"며 "개성에 따라 패션을 연출할 수 있고 업무에서도 창의력을 살릴 수 있어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유니폼 폐지를 선언한 기업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기업에서는 평상복 근무를 묵시적으로 인정해주고 있다.
대상（주）의 경우 여사원들에게 유니폼을 입도록 하고 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평상복 입는 여사원이 하나 둘 늘어나 이제 절반 가량이 평상복 차림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그룹은 자동차를 제외한 전 계열사에서 유니폼 근무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사풍의 차이를 느끼게 하고 있다.
[강병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