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기사] '우승상금 각출료 인상하자'
기사입력 1998년 01월 18일 15시 46분
"우승상금에서 갹출료를 많이 떼야 한다."
"사단법인도 아닌 재단법인인 한국기원의 이사들은 왜 돈을 한푼도 안내나?"
상당수 프로기사들이 그동안 금기시돼 온 `돈문제'를 건드리기 시작했다.
프로바둑계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심해진데 따른 위기감 때문이다.
최근에는 IMF한파에 진로배가 실종되면서 기전 감축의 징조마저 잇따르자 위기감은 더 크게 증폭되고 있다.
첫번째 화살은 이창호, 조훈현 9단 등 극소수 프로기사가 독과점을 형성한 우승상금의 갹출료 인상 문제.
현재는 상금에서 5%를 떼고 있다. 이창호가 배달왕기전(우승상금 2천만원)에서 우승하면 이것저것 감안한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대략 100만원을 낸다. 지난해 조훈현이 동양증권배(우승상금 1억2천만원)에서 우승했을 때는 600만원 이하를 냈다.
한마디로 이게 너무 적다는 얘기다.
우승상금 갹출뿐만 아니라 프로기사들이 한판씩 둘 때마다 받는 대국료의 갹출(역시 5%)까지 포함해도 연간 총1억원을 돌파하기 빠듯하다는 것.
반면 복리후생의 수혜대상인 프로기사의 총수는 지난해 150명을 넘었다.
한국기원 프로기사중 연간 기전총수입이 1천만원을 넘는 사람은 30명도 채 안된다.
이에 따라 대다수 프로기사들은 직장사범, 어린이교실지도, 바둑해설 등의 부업을 챙기지만, 접대바둑, 밤무대 부업 등 외도까지 뛰어도 형편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소연.
프로기사회는 올해부터 대국료를 포함한 기전총상금 갹출료를 적어도 20%선으로 인상시킬 구상을 내비쳤다.
중국은 줄이고 줄인 게 30%선. 일본은 기전마다 들쭉날쭉이지만 대략 10∼20%를 떼고 있는 것에 비한다면 갹출료의 현실화는 당연하다는 입장.
한편 일부 프로기사들은 팔순노인기사나 10대 어린기사가 똑같은 대국료를 받는 기전현실, 70년대 당시 돈 100만원을 내던 한국기원 이사들이 90년대 들어 일전 한푼 안 내는 문제 등의 `돈문제'를 더 이상 쉬쉬하지 말고 합리적으로 공론화시켜야 한다는 강경 입장이다.
[조경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