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박태종기수 통산500승달성 시상식 '깜짝쇼'
기사입력 1998년 01월 18일 01시 06분
김진수 기자
박태종 기수(33)의 통산 500승 달성 시상식에서 정혼자가 경마팬 대표로 꽃다발을 증정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기도의 한 승마장에서 승마 교관으로 활약중인 이은주양(25).
올봄 결혼할 예정인 이들 `애마커플'은 17일 제7경주 직후 과천경마장 관람대 앞 시상대에서 열린 `박태종 기수 통산 500승 달성 시상식'에서 10만여 경마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꽃다발을 주고 받았다.
박기수는 이날 시상하는 사람이 자신의 피앙새라는 사실을 동료 기수들에게는 물론, 행사 진행을 맡은 마사회 직원들에게 조차 알리지 않았다.
박기수는 마사회가 지난해 말부터 기수 시상식때 팬클럽 회원들이 해당 기수에게 꽃다발을 증정토록 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양을 꽃다발 증정 인사로 추천, 경마팬들을 상대로 `깜짝쇼'를 연출했다.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9월.
박기수는 당시 오른쪽 다리 인대 파열로 경기도 안양 연세정형외과에서 투병중이었는데 ＰＣ통신 하이텔 `경마사랑동호회' 소속 박태종 팬클럽 회원인 이양이 회원들과 함께 병문안을 하게 된 것.
그는 "은주가 승마교관이다 보니까 처음에는 기승술에 관해 많은 얘기를 나눴고 자연히 사랑이 싹트게 됐다"며 "병원에 있는 동안에는 2∼3일마다 한번씩 병문안을 왔다"고 말했다.
이양은 이후 박기수가 다시 경주에 나서게 된 11월부터는 애인을 만나기 위해 경마일마다 경마장을 찾은 것은 물론, 심지어는 새벽훈련을 보기 위해 이른 새벽 과천경마장을 찾기도 했다고.
박기수의 어머니 이창례씨(60)는 "은주를 처음 보는 순간 며느리감이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예의도 바르고 서로 끔찍히 사랑하고 있는 것 같아 결혼을 쾌히 승낙했다"고 말했다.
박기수도 지난해 12월 이양의 부모님으로부터 결혼 승낙을 얻었으며 4∼5월쯤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