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한-일 선수 스카우트 제동배경
기사입력 1998년 01월 18일 00시 57분
이창호 김성원 기자
메이저리그 사무국(MLB)은 왜 갑작스레 동양선수의 스카우트에 제동을 걸었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일본야구기구(NPB)가 메이저리그 구단의 무차별 스카우트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며 선수협정의 개정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3개국은 현재의 혼란스런 스카우트 질서를 그대로 두었다간 국제적 분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인식한 것이다.
결국 MLB는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3국간의 선수협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한국과 일본의 요구를 받아들여 협정 개정이 완료될 때까지 모든 동양선수들의 등록을 유보시켰다.
작년까지 28개 구단이었던 메이저리그는 올해부터 30개로 늘어났다.
자연히 각팀마다 투수난을 겪게 됐고, 박찬호와 노모의 성공으로 동양계 이민자들을 새로운 야구팬들으로 끌어들어야 한다는 상업성이 맞물려 스카우트 시장을 중남미에서 동양으로 확대하면서 말썽이 시작됐다.
메이저리그의 `싹쓸이식 스카우트'는 작년부터 불붙었다.
일본에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11월 3일과 4일 도쿄 가와사키구장서 일본 구단에 지명되지 않은 선수와 30세 이상의 프로 선수들을 대상으로 공개 선발을 실시했고, 11월28일에는 뉴욕메츠가 일본 고교야구의 초특급 왼손투수 우시로마쓰 주에이(17)와 계약했다.
심지어 일본의 고교 체육교사까지 테스트를 거쳐 마이너리그 입단시키는 등 약 20명의 선수들을 미국으로 데려갔다.
롯데 마린스 이라부가 뉴욕 양키스로 진출할 때 이미 진통을 겪었던 NPB는 자국의 이익보호를 위해 MLB에 수차례 항의 서한을 보냈다.
이같은 현상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
프로에서 지명한 선수는 물론 고교 재학생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스카우트하자 KBO 역시 NPB와 공조하면서 MLB에 항의 공문을 보내면서 협정개정을 요구했다.
결국 야구 역사와 자본, 시장 규모에서 최고인 메이저리그의 무차별 스카우트는 상대적으로 환경이 열악한 한국과 일본 관계자들의 반발을 일으키게 됐다.
한국과 일본의 항의는 자국의 프로야구 시장을 지켜기 위한 자구책이었고, 메이저리그의 유보 결정은 3개국의 보완된 선수협정을 만들려는 움직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