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익-브레디] '내가 톱타자'
기사입력 1998년 01월 17일 15시 41분
롯데의 톱타자 경쟁이 볼만하게 됐다.
작년에는 `된장파'들의 각축전이었지만 올시즌엔 `된장'과 `버터'의 대결이다.
3년차 김대익（25）과 다음주 입국하는 미국인 덕 브래디（29）.
김대익은 작년 `춘추전국시대'를 이뤘던 롯데의 톱타자 자리를 평정한 주인공.
이종운 김종훈 등 내로라는 준족들과 경합한 끝에 팀내 가장 많은 216타석에 1번타자로 나가 타율 2할7푼8리를 기록했다.
게다가 그와 경쟁했던 이종운은 한화, 김종훈은 삼성으로 트레이드 돼 올시즌 1번자리의 `무혈입성'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작년말의 트라이아웃에서 롯데가 스위치타자 브래디와 계약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코치들은 무엇보다 브래디의 빠른 발에 주목했다.
트라이아웃에서 홈→1루 3.50초, 홈→1루→2루→3루까지 달리기를 10.52초에 끊었다.
43명의 외국인선수중 5위안에 드는 기록으로 국내 초특급선수와 맞먹는 빠르기였다.
코칭스태프가 1번타자 선정을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져든건 당연한 수순.
작년 도루 13개에 그친 김대익은 타격으로 톱타자를 지킬 생각.
그는 작년 시즌타율이 2할7푼2리였지만 5월 한달동안은 23경기서 4할6리（69타수 28안타）의 몰아치기로 코치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슬럼프에서 재빨리 빠져 나오는 요령만 터득하면 1번 붙박이가 가능하다는게 그의 계산.
지난 15일 입국예정이었던 브래디는 비자가 발급되지 않아 다음주에야 팀에 합류한다.
부상선수가 많아 속이 답답한 김용희감독도 초읽기에 들어간 김대익－브래디의 양보없는 경쟁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흐뭇한 미소가 피어 오른다.
[이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