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20승 해법은 체인지업'
기사입력 1998년 01월 17일 15시 41분
박찬호（25．LA다저스）가 `제3의 무기' 체인지업을 집중 개발하고 있다.
17일（한국시간） 두번째로 불펜 투구를 한 박찬호는 직구 28개와 커브 2개 외에 체인지업을 7개나 던졌다.
아직 불펜 투구 초반이라 직구 위주의 투구를 하고 있지만 찰리 허프 투수코치와 함께 체인지업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불같은 강속구를 가진 박찬호에게 상대 타자들의 리듬을 흩어놓는 체인지업은 가장 효과적인 무기가 된다.
시속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꽂아대다 갑자기 120㎞대의 느린 체인지업을 구사하면 대부분의 타자들이 공이 홈플레이트에 도착하기 훨씬 전에 헛스윙을 하고 만다.
체인지업 성공의 열쇠는 투구 동작.
박찬호는 공을 손바닥 전체로 감아쥐는 팜 체인지업을 구사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투구동작이 직구를 던질 때와 같아야 한다는 것.
강속구와 똑같은 자세로 타자를 현혹시켜야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허프 코치는 박찬호가 체인지업을 던질 때마다 "직구와 똑같이 뿌리라"고 외쳐댔다.
체인지업은 슬로볼을 구사하는 것이므로 무의식중에 투구폼이 느려지거나 작아져 타자에게 간파당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또 이날 함께 캐치볼과 불펜 피칭을 한 35살의 베테랑 마크 구비자와 체인지업을 던질 때 공을 쥐는 방법과 투구 동작에 대해 집중 토론하는 등 체인지업 연마에 온힘을 쏟고 있다.
박찬호는 강속구를 던질 때와 똑같은 동작에서 체인지업을 구사하면 승부에서 이길 확률을 90％ 이상으로 보고 있다.
기존의 강속구와 낙차 큰 커브 외에 체인지업까지 완벽하게 장착된다면 `코리아 특급'의 메이저리그 20승고지 등정은 더욱 가까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LA=민훈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