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고객감동 서비스 경쟁
기사입력 1998년 01월 17일 15시 41분
IMF시대를 맞아 요식업계 전체가 매출부진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음식점들이 독특한 고객 감동주의 실천으로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가격인하는 이미 보편화됐고 이제는 `플러스 알파 서비스'까지 곁들여야 고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수도권 9곳에 문을 연 오리요리 전문점인 배나무골 오리집 체인은 새해들어 업소를 찾는 모든 고객에게 종업원들이 넙죽 큰절을 올린다.
손님이 테이블에 앉으면 직원이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란 인사말과 함께 큰절을 하고 서비스로 제공되는 건강 한방주를 한잔씩 따라준다.
배나무골 오리집 서울 충정점 김필수 점장（25）은 "처음 온 손님들은 갑자기 큰절을 받고는 잠시 당황스런 표정을 지을 때도 있다"며 "그래도 큰절을 받은 손님들은 한결같이 기분좋은 얼굴로 `고맙습니다' 또는 `복많이 받으세요'라고 화답한다"고 말했다.
이 업소의 이색 서비스는 또 있다.
점심 손님을 치른 뒤 잠시 짬을 내 보온병을 들고 업소 인근의 빌딩가를 순회하는 것.
보온병에 담긴 따끈한 오미자차를 회사원 등 단골손님들에게 한잔씩 올리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성원을 당부한다.
서울 역삼동의 일식집 노조미에서는 최근 `주방장 순례 서비스'가 시작됐다.
하얀 위생복차림에 메모지를 든 주방장이 틈날때마다 테이블을 돌며 음식맛은 어땠는지, 부족한 것은 없었는지 등을 묻고 손님들이 좋아하는 생선의 종류와 미각의 특징 등을 기록하는 것.
또 이 업소에서는 고객들의 주머니사정을 고려, 1천원대의 `IMF 꼬치구이'를 특별메뉴로 추가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업소 주인 조희복씨（33）는 "고객들에게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주방장 순례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이렇게 수집된 고객들의 `맛 정보'를 주방에서 충실히 반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관내 1천여개의 음식점들은 최근 고객들의 알뜰외식을 위해 `남은 음식 싸 드릴까요'란 스티커를 업소마다 붙여놓고 손님들의 요청에 응하고 있다.
송파구 성내동에서 홍학아구찜을 운영하는 오복희씨（42）는 "손님들이 쑥스러워할까봐 먼저 남은 음식을 싸 가라고 권한다"며 "남은 음식을 받아가는 손님들은 대부분 흡족한 표정을 짓는다"고 말했다.
서울 방이동의 고깃집 한우 3년생은 하루 두차례씩 전체 종업원이 `인사타임'을 갖는다.
점심과 저녁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시간에 각각 한차례씩 전 종업원이 복도에 도열해 `저희 업소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다 맛있는 음식과 나은 서비스로 고객 여러분들을 모시겠습니다'라고 외쳐 손님들을 즐겁게 한다.
[이백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