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희경] '브라운관 샛별로 뜰래요'

기사입력 1998년 01월 17일 15시 41분



그녀는 SBS TV 특집극 `백야 3.98'(극본 한태훈 강은경 연출 김종학)에서 북한 고위층의 딸인 화가 오성심으로 드라마에 첫선을 보인다.

"뜨거운 감성으로 운명적인 사랑을 하는 멋진 여자예요."

극중 오성심은 창작에 대한 열정과 사회주의 이데올로기 사이에서 생기는 갈등을 여러 남자와의 병적인 사랑으로 해소하려 한다.

상대역은 북한출신 컴퓨터 프로그래머 이영준 역을 맡은 이정재.

괴한에게 납치되는 순간 도움을 받게 된 그와 나중에 숨막히도록 격렬한 사랑을 꽃피운다.

영화 `은행나무 침대' `홀리데이 인 서울' `모텔 선인장'에 이르기까지 스크린에서 주로 순정적 사랑이나 도시 여성의 고독감을 그려냈던 그녀는 그동안 방송만큼은 특별히 신중을 기했기 때문인지 출연기회가 전혀 없었다.

그러나 한태훈의 원작소설을 읽고 `백야 3.98' 제작에 관심을 갖고 있던중 마침 김종학 감독으로부터 출연섭외를 받고는 선뜻 응낙했다.

"TV 드라마지만 대본이 모두 나와있어 연기에 임하는 느낌이 흔들리지 않아 좋아요. 꼭 20부짜리 영화를 찍고 있는 것 같아요."

평소에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걱정도 됐지만 무섭다고 소문난 김종학 감독이 의외로 자상하게 대해주는데다 촬영장의 분위기도 편안하다고. 단지 북한 배경이 많아 경주를 오가며 촬영 해야 하는데다 오는 23일엔 몽골 로케를 떠나야한다.

패션모델 일도 영화 일도 모두 좋아서 시작했고 결국 진한 보람을 느낄만큼 잘 맞기 때문에 나이를 먹어서 지팡이를 짚게 되더라도 카메라 앞에 계속 서고 싶은 심정이다.

`백야 3.98'이 끝나면 충무로에 복귀해 관객들과 만나겠지만 좋은 작품이라면 방송활동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작정이다.

[황수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