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 합죽선에 담긴 품격높은 한국화
기사입력 1998년 01월 17일 15시 41분
썰렁한 IMF 바람에 한국화 부채들이 따뜻한 바람으로 맞선다.
임전회화관 이일영 관장이 대한민국 건국 50주년 기념전으로 `한국화 126인 부채그림전'을 21일부터 2월 3일까지 공평아트센터 전관에서 펼치는 것.
우리 전통부채인 합죽선은 중국과 일본의 100도 내외 선면형태와 달리 180도의 반원형을 이루는 것이 특징. 선면 회화의 개척자로 조선조 진경산수화의 거장 정선이 있으며, 그의 `금강산 내산도' `정양사도'는 180도로 펼쳐지는 합죽선에 원과 선의 대담한 화합을 보여주는 절묘한 명품으로 꼽힌다.
이런 전통의 맥을 잇는 부채그림들은 지난 여름 전주산 수공한지를 작가들에게 전달, 작가들이 작품제작을 한후, 인간문화재 이기동 명장(무형문화재 제10호．전북)이 합죽선으로 만드는 과정을 거쳤다.
참여작가는 김근중 김대원 김병종 김봉준 김순호 김진관 박대성 박순철 박유아 사석원 석철주 송수련 오태학 원문자 유근택 이규선 이숙자 장혜용 허문 황창배씨 등 중견, 신진 작가 126명.
지난 96년 이후 합죽선 부채그림에 남다른 열정을 가져온 이일영 관장은 "2002년 월드컵 공동 주최국인 일본이 `우키요에'(목판 풍속화)를 통해 자기 문화를 넓게 자랑해가는데, 우리는 뭘 내놓을 건가 생각했다"면서 "독창적인 형태미가 담긴 부채그림은 실용성은 잃었지만 우리만의 품격높은 회화예술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최적의 예술상품"이라고 강조했다.
[이화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