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IMF 파마' 유행
기사입력 1998년 01월 17일 15시 41분
여성들 사이에 `IMF 파마'가 유행이다.
`유지비'가 적게 드는 파마로 불황을 이기는 여성이 늘고 있는 것.
샴푸 린스 등 세제가 적게 들거나 무스 젤 트리트먼트 등 헤어케어 제품을 바르지 않아도 되거나 드라이를 안해도 되는 파마는 모두 `IMF 파마'.
대표적인 `IMF 파마'로는 KBS 주말연속극 `웨딩드레스'에서 탤런트 김희선이 하고 나오는 트위스트 파마가 있다.
펑크스타일의 이 파마는 웨이브가 강하게 들어가기 때문에 일반 파마 보다 생명력이 긴데다 머리를 감은 뒤 헤어케어 제품을 바르거나 드라이를 하지 않아도 돼 비용절감 효과가 크다.
이가자, 자3 등 서울 이대입구의 주요 미용실 헤어디자이너들에 따르면 최근 전체 고객의 30% 이상이 트위스트 파마를 하고 있는데 대부분 멋도 멋이지만 경제적이라는 이유로 이 파마를 택한다는 것이다.
스트레이트 파마도 유행이다.
시간이 흘러 탄력성이 떨어지거나 윤기가 없어져도 틀어올리거나 땋거나 묶는 방법으로 미용실 가는 기간을 최대한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이대입구 가위소리 미용실의 박광자 실장은 "유행하는 파마 보다 오래가는 파마를 해달라는 사람이 많다"며 "20대 초반은 트위스트 파마를, 20대 중반 이후의 여성들은 스트레이트 파마를 하는 양극화현상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집에서 직접 하는 실속파도 늘어났다.
1천500∼6천원대의 파마약을 사서 머리에 바른 뒤 30여분간 계속 빗질을 하면 웨이브가 펴지면서 윤기 있는 생머리가 되는 것.
그루프를 사용하면 웨이브 파마도 집에서 할 수 있다.
미용학원에서 파마기술을 배우는 여성도 있다.
3만∼10만원을 내면 간단한 파마기술을 배울 수 있어 몇번만 해도 본전을 빼고 남는다고.
한편 `IMF 파마'가 유행하면서 매출이 뚝 떨어진 미용실들은 가격 파괴를 하거나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 홍대입구 박준미장은 올초부터 회원들을 대상으로 IMF 마일리지 카드를 발급, 일정 점수 이상 적립되면 생일날 무료로 파마와 메이크업을 해주는가하면 틈날때마다 무료 메이크업 특강을 마련하고 있다.
가위소리는 스키장 우대회원권을 지급하고 2명이 함께 오면 파마 가격의 30%를 할인해주며 직장여성들을 위해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해 불황을 이기고 있다.
[정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