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팝음악 사용료' 분쟁
기사입력 1998년 01월 16일 15시 31분
방송사의 팝 음악 사용에 비상이 걸렸다.
MBC TV는 현재 절정의 인기인 주말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엔딩에 사용되는 루 크리스티의 `비욘드 더 블루 호라이즌'을 사용하는데 대해 국내 음악출판사인 기린으로부터 1만달러의 사용료를 요구받았다.
MBC TV는 "방송에 사용하는 각종 음악의 사용료로 한국음악저작권협회측에 매년 10억원을 내고 있으므로 각각의 저작권자와 사용료 협의를 벌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기린측이 주장하는 권리는 단순한 음악사용료가 아닌 `싱크로니제이션'에 대한 권리. 싱크로니제이션이란 음악이 특정한 영상물과 결합되어 발생하는 효과, 즉 드라마나 CF, 영화 등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는 음악에 대한 권리를 말한다.
기린측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라디오 등에 원형 그대로 사용되는 음악에 대한 저작권을 대행할뿐 싱크로니제이션에 대한 사용권은 대행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이미 이 싱크로니제이션에 대한 사용료를 납부하고 있는 상태. 국내에 진출한 또 다른 음악출판사인 EMI 퍼블리싱은 지난해 히트작 `비트'에서 사용한 비틀스의 `렛 잇 비'에 대해 3천만원의 사용료를 받았다.
그러나 양측은 저작권법 31조의 규정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법정 대결은 꺼리고 있다. 31조는 `지적 재산권자의 허락이 있을 경우'를 전제로 특정 음악에 대한 일시적 녹음 허용을 `방송사업자의 권리'로 규정하고 있다.
쟁점은 드라마 속의 팝송 삽입을 31조 상의 `일시적 녹음'으로 볼 수 있느냐는 것과 한국음악저작권협회를 지적 재산권자의 국내 대리인으로 볼 수 있는가 하는 문제.
MBC는 최근 일선 PD들에게 "팝음악을 이용할 때 사용권 보유 여부를 문의할 것"이란 지침을 내렸으나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송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