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성의 풍속사] (14)구강성교
기사입력 1998년 01월 16일 15시 31분
클린턴 미 대통령이 17일 성희롱 제소사건에 대해 첫 증언을 하면서 자신을 고소한 폴라 존스양과 대면한다고 한다.
존스양은 그동안 "지난 91년 클린턴 대통령이 아칸소 주지사로 있을 당시 주정부 공무원이던 자신을 호텔로 끌어들여 오럴섹스를 요구하는 등 성희롱을 했다"고 주장해왔다.
클린턴 대통령은 "그녀를 만난 기억조차 없다"며 전면부인하고 있는데, 진실 여부가 가려질지는 미지수.
강대국 대통령이 연루돼 관심거리가 된 구강성교는 지역과 인종, 시대에 따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터부시되기도 한다.
캐롤린 제도의 원주민들은 남자가 여자의 성기를 자극하면서 특이하게 생선조각을 끼우는 관습을 갖고 있었다. 그리곤 남자가 혀와 이로 애무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영화 `부시맨'으로 잘 알려진 아프리카의 종족은 구강성교를 터부시한다. 그들은 이성의 성기를 만지기는 하지만 구강성교는 금기시한다. 성기가 상대방의 입을 화끈거리게 하리라는 두려움 때문이란다.
미국인들은 어떨까.
얼마전 번역소개된 알렉스 컴포트의 `조이 오브 섹스(Joy of Sex．도서출판 성아카데미)를 보면 "펠라티오를 받는 남자가 사정하는 것을 좋아하는 여자도 있고 그렇지 않은 여자도 있다. 그들이 남자를 지극히 사랑하는 경우에는 그 사정이 달라질 수도 있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전해준다.
그런가 하면 94년에 나온 `미국에서의 성'은 "많은 남녀가 구강성교를 해주기보다는 받기를 더 좋아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역시 미국의 얘기지만 오럴섹스는 지금도 어떤 주에서는 법적으로 금지돼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구강성교를 반대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서양의 성'을 쓴 필리페 아리에스와 앙드레 베진은 "그리스와 로마에는 혐오스런 한가지 성행위가 있었는데, 펠라티오가 바로 그 더러운 이름이었다"고 쓰고 있다.
제임스 부린디지가 쓴 `법과 성 그리고 기독교 사회'에도 "펠라티오에서의 수동적 역할은 혐오의 대상이었다. 사회적 관습으로 노예나 시중드는 소년들에게 어울리는 역할을 자유민이 행한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인식되었기 때문"이라는 구절이 엿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