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월드컵] 이랜드-중앙대 상대 연습
기사입력 1998년 01월 16일 15시 31분
○…대표팀은 17일 중앙대와 오전 오후에 걸쳐 2차례 연습경기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바꿔 오전에는 이랜드, 오후에는 중앙대와 스파링을 갖고 1차 합숙훈련을 마감키로 했다.
대표팀은 18일 새벽 회복훈련을 한 뒤 오후 2시 항공편으로 서울 타워호텔로 이동한다.
○…월드컵축구팀은 15일 훈련개시 열흘만에 모처럼 첫 휴일을 맞았으나 울산을 비롯한 남부 해안지방에 폭풍주의보가 내려지는 바람에 대부분 바깥 출입을 삼간채 호텔내에서 차분하게 하루를 보냈다.
대표팀은 이어 저녁식사후 오후 8시30분부터 호텔 2층 에머랄드룸에서 벨기에_네덜란드의 98프랑스월드컵 유럽예선 경기 비디오를 시청하며 `16강 해법' 연구에 골몰했다.
○…평소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던 부상선수들은 휴일인 15일에도 호텔 지하 헬스클럽에서 재활 트레이닝에 땀을 쏟았다.
이민성 김태영 양현정 김학철 박병주 고종수 등 부상선수들은 러닝머신과 벤치프레스 등을 이용해 근력과 지구력 훈련을 중점 실시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휴일을 받은 곽경근（25．FW）과 조세권（20．DF）은 휴일도 반납하고 부상선수들과 함께 개인훈련에 열중하기도.
○…차범근 감독은 15일 점심식사후 김정훈 주무, 강 훈 마사지사 등과 함께 호텔 구내 이발관에서 그동안 미뤘던 이발을 한 뒤 2층 전용식당옆에 마련된 레크리에이션룸에서 탁구와 포켓볼 등으로 기분을 전환했다.
차감독은 지난해 8월 울산 합숙훈련때 처음으로 포켓볼을 배웠는데 실력이 수준급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탁구는 대표팀내 1인자로 꼽히는 이상윤에 필적할 만큼 타고난 `볼감각'을 과시.
○…차감독을 평소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정성진 트레이너는 15일도 감독의 레크리에이션 파트너 역할을 하느라 가족들과의 약속까지 지키지 못해 가족들의 원성을 사기도.
정트레이너는 이날 울산에 사는 부인과 자녀들을 숙소 인근 현대백화점에서 만나기로 했으나 약속을 지키지 못하자 쉴새없이 울리는 핸드폰을 연신 부여잡고 전전긍긍하는 모습.
이같은 정트레이너의 고충을 아는지 모르는지 차감독은 바둑（오목） 내기에서 이길때마다 희희낙락.
○…대표팀의 최고참 최영일（32）은 15일 부산에 사는 부인과 자녀들을 숙소인 다이아몬드 호텔로 불러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모처럼 단란한 한때를 보냈다.
이들을 알아본 김점태 호텔 총지배인은 직접 서빙을 하는가 하면 별식을 제공하는 등 각별한 신경을 써 최영일을 감동시켰다.
○…휴일을 가장 알차게 보낸 선수는 김정혁과 최성용.
두사람은 비디오방을 기웃거리다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자 아예 폭풍우를 뚫고 시내로 진출, C극장에서 개봉중인 SF스릴러물 `에이리언4'를 관람.
반면 이틀전 훈련도중 허리를 삐끗했던 김병지는 이날 633호 치료실을 하루종일 들락거리며 환자의 설움을 톡톡히 겪어야 했다.
○…선수단에 하루 6∼7통의 팬레터가 쏟아지고 있다.
팬레터는 최용수_유상철_장대일 순으로 많이 오고 있으며 차범근 감독도 하루 평균 1통 이상의 팬레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선수들에게 전달되는 팬레터가 주로 여중－고생들이라면 차감독의 팬레터는 초등학생부터 60대 노인까지 다양한게 특징.
차감독에게 향하는 팬레터 중에는 지난 66년 영국월드컵 8강에 진출한 북한이 철조망 사이로 볼을 드리블하는 연습을 한 사실을 예로 들며 "지옥훈련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침까지 내리는 경우도 상당수라고.
한편 울산 여고팬들에게 인기가 높은 김병지는 하루 5∼6통의 팬레터와 선물을 호텔로 찾아온 팬들로부터 직접 전달받고 있다.
○…15일로 결혼 4주년을 맞은 김정훈 주무는 당초 꽃을 배달하거나 전보를 치려던 계획을 바꿔 전화로 부인 조재희씨와 축하인사를 주고받으며 `이별의 아픔'을 달랬다.
한편 대표팀 지원을 맡고있는 축구협회 김형용 과장（39）은 이날 밤 호텔에서 구입한 케이크를 들고 김주무의 방을 찾아가 조촐한 기념식을 치러줬다.
[울산＝김동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