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새전략] 일반직원 외부인도 '영업사원화'
기사입력 1998년 01월 16일 15시 31분
전국민의 영업사원화！
IMF시대를 맞아 일반 직원은 물론, 외부인까지 영업사원으로 끌어들이는 업체나 업소가 늘고 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영업사원만으로는 판매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업체나 업소들이 일반 직원이나 외부인에게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떼주고 있는 것.
이같은 영업전략으로 불황을 타개하고 나선 것은 호텔과 휴흥업소, 매춘업소는 물론, 수입자동차회사 등 거의 전업종에 고루 퍼져있다.
르네상스 서울 호텔은 이달 중순부터 연회비 20만원짜리 `로열 카드'를 판 직원에게 무조건 건당 1만5천원씩을 주고 있다.
카드사업부 영업사원만 활용해온 이 호텔은 전사원에게 이같은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 시행 첫날인 13일 하루만도 20여장이 팔렸을 만큼 짭짤한 재미를 봤다.
유흥업소에서 이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매춘업소가 몰려 있는 서울 미아리텍사스촌에서는 매출이 절반이상 뚝 떨어지자 손님을 데리고 온 택시기사에게 사례비를 `두당 5천원'씩 주고 있다.
미아리텍사스 매춘업소 미인정은 하루 500만원씩 올리던 매출이 IMF 한파와 함께 200만원선으로 떨어지자 택시기사들에게 `손님 1명당 5천원씩을 주겠다'는 명함을 뿌리고 있다.
택시기사 임모씨는 "택시 영업도 예전 같지가 않아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은 동료들은 밤에 나와 `부업'에 주력하기도 한다"며 "하룻밤에 손님 10명만 대줘도 택시요금과는 별도로 5만원이라는 불로소득을 챙길 수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서울 신촌 일대에서는 `프리랜서 삐끼'가 등장했다.
신촌 일대 노래방, 소주방, 호프집, 나이트클럽 등에 손님을 데려다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것이다.
직장인 김태훈씨（28）는 "얼마전 신촌에 나갔는데 특정 나이트클럽에 소속돼 있던 삐끼들이 `프리'를 선언, 노래방 소주방 호프집에까지 영업망을 확장한 것을 보고 놀랐다"며 "경기불황으로 생겨난 신종 직업인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국산품 애용운동으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는 일부 수입자동차회사는 정규 영업직 사원이 아닌 외부인들을 영업사원으로 끌어들이기도 한다.
모프로덕션 실장인 박모씨는 "임금은 줄어들고 물가는 올라 생활이 어려워져 하는 수 없이 모 수입자동차의 판매 일을 아르바이트 삼아 하고 있다"며 "회사 명함과 자동차 영업사원 명함을 하나씩 만들어 돈 많은 인사를 만났을 때는 두장 다 건넨다"고 털어놨다.
[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