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헌 공격형센터 만점변신
기사입력 1998년 01월 15일 15시 28분
"저런 선수를 왜 썩였을까."
물론 93학번인 박재헌을 제외하고도 당시 박 한 감독이 이끌었던 고려대엔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즐비했다.
전희철 김병철(이상 현 동양) 양희승(현 LG) 현주엽(현 고려대) 등.
고려대가 무적의 시대를 풍미했던 70년대 후반 이충희 임정명 진효준 등 당대의 스타들이 졸업한 이후 최고의 멤버들이었다고 박부위원장은 지금도 회고한다.
그러나 당시 고려대는 농구대잔치는 고사하고 대학대회에서 한차례 우승하기가 힘에 겨웠다.
늘 정상 문턱에서 고개를 떨궈야 했던 것.
박부위원장이 넋두리처럼 털어놓듯 "천추의 한은 농구대잔치 우승 트로피를 한차례도 안아보지 못한 것"이었고 라이벌 연세대가 지난 94∼95농구대잔치서 대학팀 최초로 정상에 오르면서부터 그 욕심은 더욱 커졌다.
물론 지금에 와서 하는 얘기들이지만 전문가들은 당시 박재헌을 공격형 센터로 활용했다면 박부위원장이 농구대잔치의 무관으로 쓸쓸히 코트를 떠나는 일은 없었으리라고 말한다.
당시 박재헌은 연세대 서장훈에 맞대응하기 위해 미국에서 공수해온 카드였고 당연히 수비형 센터로만 조련됐다.
최근 맹위를 떨치고 있는 그의 적중률 높은 중거리슛이나 제공권 장악능력은 고려대시절 철저히 배제됐던 것.
특히 프로에 와서 보여주는 그의 공격적인 본능은 나름대로 파이터라고 자부하는 포인트가드 김태진도 숙연할 정도다.
입단 초기 박재헌의 소극적인 플레이에 애를 먹었다는 LG 이충희 감독은 "수비수로서의 능력과 공격본능을 고루 갖춘 선수"라고 그를 극찬한다.
[류성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