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유상철-최성용 언제나 방콕파
기사입력 1998년 01월 15일 15시 28분
@…월드컵축구대표팀이 묵고 있는 울산 다이아몬드호텔 6층의 분위기는 `정중동(靜中動)'으로 표현된다.
고된 체력훈련 탓에 서로간의 왕래는 거의 끊겼지만 수면하에서는 나름대로 부산한 움직임이 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시간만 나면 토막잠을 즐긴다.
대표적인 `잠꾸러기'가 고종수(20．삼성)다. 최고참 최영일(32．대우)과 한방을 쓰면서도 눈치를 보지 않는다. 쓰러지면 곧바로 코를 골 정도로 배짱이 좋다.
"유니폼을 받아가라고 아무리 전화를 해도 반응이 없어 직접 방으로 찾아가니 그때까지 자고 있더라"는 게 김정훈 주무의 실토다.
반면 `발발이' 이상윤(29．일화)은 낮잠과는 거리가 멀다.
"낮잠을 자면 머리가 나빠진다"는 괴상한 이론(?)을 펴고 있는데 실제로는 자려고 해도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남들이 낮잠을 자는 시간에 차범근 감독의 훈련내용을 꼼꼼히 기록하며 `후일'에 대비하는 모습이 무척 진지하다.
그의 룸메이트인 이상헌(23．LG)은 `하이에나'로 불린다. 피곤한 와중에서도 줄기차게 이방 저방을 기웃거린다.
"대선배님을 편안하게 쉬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이상헌의 변명 아닌 변명이다.
617호의 유상철(27．현대)과 최성용(24．상무)은 전형적인 `방콕파'다.
첨단 CD(콤팩트디스크) 플레이어를 구비해 놓고 최신음악을 감상하며 선후배간 대화에 흠뻑 취해 있다.
새신랑인 윤정환(25．SK)은 한꺼번에 두가지를 한다.
언제든 색시와 통화가 가능하도록 손에는 핸드폰을 든채 자전거 튜브를 이용한 무릎근육 강화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장대일(24．일화)은 얼마전 TV `사랑의 스튜디오'에서 멋들어지게 뽑았던 그룹 지누션의 `말해줘'를 틀어놓고 발가락 장단을 맞추고 있다.
얼마전 상무에 함께 입대했다가 뒤늦게 합류한 서동명(24．전북)과 김학철(25．대우)은 `전우애'를 발휘하며 어딜 가든 꼭 붙어다녀 "사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울산＝김동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