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비화X파일] 마약 꽃뱀(상)
기사입력 1998년 01월 15일 15시 28분
미모를 앞세워 뭇 남성들을 마약의 구렁텅이로 이끈 술집 여종업원이 최근 검찰에 구속됐다.
마약조직으로부터 싼 값에 히로뽕을 공급받아 미모를 이용해 남성들에게 비싼 값으로 팔며 함께 투약한 뒤 성관계까지 맺은 `마약 꽃뱀'의 범죄 행각을 2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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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24일 늦은 밤, 서울 서초동 한 아파트의 침실에서 의류판매업자 김원경(40．가명)이 술집 여종업원 이영희(30·가명)와 은밀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두사람은 룸살롱 고객과 종업원 사이로 이날 처음 만나자마자 눈이 맞아 영업시간이 끝난 뒤 이영희의 집으로 자리를 옮겨 질펀한 시간을 끝낸 터였다.
김원경은 과연 소문대로라며 혀를 내둘렀다.
허리를 돌리는 모습이 용(龍)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업계에서 `용허리'로 통하는 이영희는 이날 밤도 예외없이 김원경을 휘감은 것.
김원경은 방안에 놓인 가구와 물건을 천천히 둘러보다가 장식장 옆에 놓인 1회용 주사기를 보았다.
"저게 뭐야? 혹시…."
"맞아요. 옛날에 몇번 맞았었죠.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이영희는 히로뽕을 한 것에 대해 후회는 하지 않는 눈치였다.
오히려 히로뽕의 좋은 점을 장황하게 설명했다.
"맞아본 적 있으세요? 얼마나 좋은 지 안 맞아본 사람은 몰라요."
"그렇게 좋아? 그럼 우리 지금 해볼까?"
"지금은 없어요. 단속이 심해져서 구하려면 시간이 좀 걸려요."
"그래? 내 친구의 친구가 그거 댄다고 하던데."
"잘됐다. 그럼 조금만 구해와요."
헤어진 지 며칠 뒤 비싼 돈을 주고 히로뽕을 구한 김원경은 이영희를 불러내 경기도 청평으로 갔다.
투약후 성관계를 갖기 위해 서울 외곽 유원지를 택한 것.
청평의 한 모텔에서 김원경은 이영희에게 이끌려 히로뽕이 가져다주는 환각의 세계를 경험했다.
히로뽕은 그러나 상상했던 것만큼 좋은 것은 아니었다.
투약후 잠시동안은 정신이 몽롱하고 몸이 붕 뜨는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불안감이 엄습하면서 불쾌한 기분이 된 것.
그러나 마약은 한번 손대면 끊을 수 없는 법. 김원경은 이날 이후 상습적으로 히로뽕을 투약하게 됐다.
히로뽕 구입은 이영희가 맡았고, 김원경은 한번에 수십만원씩의 마약값을 대야 했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