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윤] '소녀티 벗으니 후련해요'
기사입력 1998년 01월 15일 15시 28분
최정윤이 `소녀 탈출'을 선언하고 나섰다.
다음달 방송 예정인 MBC TV 새 미니시리즈 `사랑' 촬영이 진행될수록 최정윤은 이제까지와는 확 다른 자신의 모습에 신바람이 난다.
어엿한 대학생（중앙대 연극과）이 된지도 2년째지만 아직 어리게만 보는 사람들이 있어 우선 삼단같던 생머리를 파마 머리로 바꿨다.
또 새로 맡은 석란역도 이제까지 늘 맡아온 `순진무구+청순가련'인 착하디 착한 소녀역과는 전혀 다르다. 극중에서 석우（구본승）의 동생인 석란은 천방지축의 말괄량이 아가씨.
오빠의 친구 인하（장동건）를 짝사랑하지만 인하는 연상의 여인 영지（김미숙）에게 빠져 있는 상태. 여기서 너무 제멋대로 행동해 인하와 석우를 난처하게 하기도 한다. "정말 해보고 싶은건 이런 연기였거든요. 너무 마음에 들어요."
언젠가는 `폭풍의 계절'에서 김희애가 맡았던 독살스런 연기를 해보는게 목표. 지난해 `환상여행'에서 몇차례 보였던 사이코 연기를 생각하면 그리 먼 미래의 일은 아닌듯 하지만 가장 큰 장애는 아직 너무 순진하기만 하다는 것.
최정윤은 가장 어려운 연기로 `우는 연기'를 꼽는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인상이지만 의외로 카메라 앞에만 서면 나오던 눈물도 멎는다. 이제껏 겪어본 감정의 폭이 그리 넓지 않은 탓이다.
이진석PD도 너무 `때가 타지 않아' 걱정. "넌 제발 좀 밤늦게 돌아다니면서 남자도 만나고 놀다 오라"고 구박을 할 정도다. 이 말에 최정윤은 "엄마 봤지? 난 좀 더 놀고 와야 한대"라며 철없이 좋아하기도 했다고.
학교생활을 돌이켜보면 한숨도 나온다. 입학할땐 장학생이었는데 1학기를 마치고 보니 F가 4개. 방송 활동으로 결강을 밥먹듯 한 결과였다.
그래서 올해의 가장 큰 소망은 학교에 좀 자주 가는 것. 친구들도 자주 보고 학교 연극에도 스태프로 뛰며 일생에 다시 없는 캠퍼스 생활을 즐겨보고 싶다.
[송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