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1-3번을 봉쇄하라'
기사입력 1998년 01월 15일 01시 27분
LA＝민훈기 특파원
`올시즌에는 상위 타선을 조심하라'.
LA다저스 박찬호(25)의 97시즌 통계를 집계한 결과, 상위 1∼3번 타자 등 초반 승부에서 고전한 사실이 역력히 드러났다.
박찬호는 1번타자들을 상대로 3할6푼의 피안타율을 기록, 초반 성급한 승부로 게임을 힘들게 끌고 갔다.
1번과의 총 86번 승부에서 박찬호는 2루타, 홈런 각 2개를 포함해 31개의 안타를 내줘 97년 통산 피안타율 2할4리(내셔널리그 2위)와는 비교가 안되게 부진했다.
비교적 약체인 2번을 상대로 피안타율이 2할3푼8리(84타수 20안타), 3번과는 2할7푼3리(77타수 21안타)에 홈런 7개, 4구가 13개로 다른 어떤 타순보다 타격을 입었다.
타점 역시 3번에게 16점을 허용, 4번의 13타점보다 많았다.
이같은 현상은 박찬호가 경기 초반 직구 위주의 승부를 펼친데 따른다.
박찬호는 1∼3회까지는 주무기인 직구 일변도의 승부를 주로 펼쳤는데 아무리 빠른 공이라도 3번 이상 던지면 쳐낸다는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매서움이 그대로 드러났다.
반면 박찬호는 타순이 지날수록 강세를 보였다.
4번은 2할1푼에 그쳤고, 5번은 1할5푼7리(83타수 13안타)로 약했다.
박찬호는 의외로 6번에게 피안타율 2할3푼을 허용했지만 7번은 1할2푼7리, 8번은 2할, 그리고 주로 투수와 대타인 9번은 8푼2리로 꼼짝을 못했다.
1∼3번 타자들이 박찬호를 상대로 2할9푼1리의 고타율을 기록한 반면 4∼9번 타자들은 1할7푼의 빈타에 그쳤다.
결국 선봉인 1∼3번을 제압한다면 화려한 20승도 꿈이 아닌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