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 딸 낳을때마다 좋은일 생겨
기사입력 1998년 01월 14일 15시 43분
"두고 보세요, 올해는 분명히 좋은 성적을 낼 테니까요."
해태 왕고참 김정수（36）의 부인 이명숙씨（33）는 지난 5일 태어난 셋째딸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아직 이름도 지어주지 않은 핏덩이를 안고 이씨가 이처럼 중얼거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딸과 남편 성적의 변치않는 함수관계 때문이다.
김정수－이명숙 커플은 이번에 셋째를 얻으면서 흔치않은 `딸딸딸' 부모가 됐다.
주변에서 지레 위로의 말이라도 건넬라치면 이들은 오히려 입이 함지박만하게 벌어진다.
지난 92년 1월, 김정수는 첫딸 다연이를 봤다.
86년 입단해 91년까지 6년동안 한차례도 두자리 승리를 올리지 못했던 김정수는 그해 14승을 거뒀다.
당시만해도 `딸의 효험'보단 김정수가 결혼과 함께 성숙해졌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93년 10승을 고비로 94년 9승, 95년 7승으로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리고 96시즌 개막을 앞둔 3월, 김정수는 둘째딸 다슬이를 낳았다.
이번엔 선동열이 빠져나간 해태 투수진의 마무리를 맡으며 6승 18세이브의 데뷔이후 최고성적을 기록했다.
반대로 작년엔 5승3패 4세이브로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우연으로 넘기기엔 너무도 묘한 징크스다.
더군다나 셋째딸은 김정수와 같은 `호랑이 띠.'
지난 연말 연봉이 9천600만원에서 1천500만원이나 깎이는 수모를 겪은 김정수는 요즘 신인때보다도 더 강도높은 훈련을 소화해내고 있다.
"아마 우리 셋째딸이 아빠 어깨에 힘을 실어줄 거예요."
부인 이명숙씨의 믿음과 `딸딸딸'의 기운이 올시즌을 맞는 김정수를 더욱 바쁘게 만들고 있다.
[김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