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월드컵] '주심에 어필땐 제외'
기사입력 1998년 01월 14일 15시 43분
○…울산 전지훈련 1주일째를 맞은 월드컵축구팀에 부상선수가 속출해 차범근 감독의 애를 태우고 있다.
14일 현재 `환자'로 분류된 선수는 고종수 김학철（이상 무릎） 이민성 서동원 박병주（이상 발목） 김태영 양현정（이상 허리） 장형석（발바닥） 등 8명으로 전체 26명의 3분의 1에 이른다.
이에 대해 차감독은 "몸이 덜 된 상태에서 강도높은 체력훈련을 실시하는 바람에 부상자가 많이 생겼다"면서 "치명적인 부상은 아니기 때문에 곧 정상훈련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
○…부상선수들이 늘어나면서 다이아몬드 호텔 633호에 마련된 치료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대표팀 의무는 현재 팀닥터 최주영씨（46）가 환자치료와 재활훈련을, 마사지사 강 훈씨（28）가 정상선수들의 마사지를 담당하고 있는데 하루 3차례씩 훈련을 강행하는 바람에 쏟아지는 `일거리'들을 미처 소화하지 못해 진땀을 흘리고 있다.
이 때문에 협회는 마사지사를 1명 더 보강하는 방법을 강구했으나 정작 강 훈씨는 "선수들도 지옥훈련을 하는데 그 정도는 견뎌내야 한다"며 `강훈（强訓）'을 자청.
○…`주심에게 어필하면 무조건 빼겠다.'
차범근 감독이 연습경기중 주심에게 어필하는 행위에 대해 쐐기를 박았다.
차감독은 13일 단국대와의 연습경기서 전반 5분 유상철이 페널티킥 반칙을 선언받은 뒤 선수들이 `상대가 먼저 팔꿈치로 가격했다'며 단체로 어필한데 대해 경기가 끝난 뒤 "대표선수로서 체통을 지키라"며 이같이 주문.
차감독은 "월드컵 본선에서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면 큰 일"이라며 "10명이 경기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주심에게 어필하는 선수는 그 자리서 빼겠다"고 선언.
○…평소 현역 선수못지 않은 무쇠체력을 자랑하던 차범근 감독이 매일 저녁 한약을 먹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차감독은 최근 부인 오은미씨의 강권에 못이겨 지난 10일부터 매일 한약을 복용하고 있는데 "그동안 약이라고는 모르고 살았는데 나도 이제 늙은 모양"이라며 씁쓸한 표정.
○…`만병통치 담요'를 선수단에게 무료 증정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서울에서 무역회사를 경영한다는 50대의 이 남자는 14일 김정훈 주무에게 전화를 걸어 "한약재를 넣어 만든 담요인데 깔고 자면 심신이 맑아지고 피로회복에 그만"이라며 무료 기증의사를 밝혀왔다고.
이에 대해 김주무는 "성의는 고마우나 일단 협회측과 상의해 달라"고 완곡하게 거절한 뒤 "앞으로 이런 고민을 무수히 하게될 것 같다"며 지레 걱정하기도.
○…대표팀이 13일 단국대와의 연습경기서 첫선을 보인 98프랑스월드컵 공인구 `트리콜로'는 협회측이 독일 아디다스 본사에서 특별히 주문해 긴급 공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프랑스월드컵 조직위는 당초 공인구인 `트리콜로'를 오는 3월 본선진출 32개국에 50개씩 보낼 예정이었는데 조기적응을 원하는 대표팀의 요청을 받아들여 일단 30개를 먼저 구입키로 결정한 것.
트리콜로는 기존의 공인구보다 가죽이 부드럽고 탄력과 스피드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가격은 개당 7만원선.
○…이른바 `지옥훈련'으로 불리던 새벽훈련이 14일로 끝이 났다.
새벽훈련은 경기장 트랙을 같은 속도로 30분간 지속적으로 뛰는 훈련으로 매번 중도포기나 구토하는 선수들이 2∼3명씩 속출할 만큼 선수들에게 가장 고통스런 훈련으로 인식돼 왔다.
이 때문에 14일 새벽훈련을 끝낸 선수들은 마치 개선장군처럼 왁자지껄 떠들며 `무사귀환'을 서로 축하하기도.
[울산＝김동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