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사상의학은 세계적 의학'
기사입력 1998년 01월 14일 15시 43분
12일 오전 무료특강을 듣기 위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한 강의실에 몰려든 주부 200여명은 강의가 끝나도 자리를 뜰줄 몰랐다.
`사상의학과 건강관리'라는 강의를 한 한의사 김종렬씨（38·전북 익산 한의원장）도 쏟아지는 질문 탓에 강단을 내려오지 못하기는 마찬가지.
"경제불황으로 남편 건강을 걱정하는 주부들이 많아져서인지 사상의학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었어요. 체질에 따른 건강유지법을 이해하고 돌아가는 주부들의 모습을 보니 흐뭇하군요".
일주일에도 몇번씩 서울과 익산을 오가며 사상의학 전파에 열심인 김원장은 불과 7년전만 해도 잘 나가는 수재 공학도였다.
서울대 건축과 78학번으로 과학기술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박사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
그러던 중 `축구 한 게임'으로 운명이 바뀌었다.
축구경기를 하다 발목을 다쳐 한의원에서 침을 맞았던 김씨는 이때 사상의학에 대해 처음 들었다.
"어려서부터 설사병으로 고생한다고 털어놓자 한의사는 `당신의 체질은 내장이 찬 소음인이니 속을 데우면 된다'는 말과 함께 한약을 지어 주더군요. 이 약을 20일간 복용하고 나니 말끔히 나았어요. 정말 신기하더군요".
이를 계기로 김씨는 사상의학에 대한 책을 구해 보게 됐고 그후 한의학에 점점 빠져들었다.
"건축학을 시작할 때도 사상의학을 처음 들었을 때보다 흥분되지는 않았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한의학을 하고 싶은 욕구가 커져 결국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경희대 한의학과 90학번. 공학박사의 길을 포기하고 다시 신입생으로 대학을 들어선 김씨는 순조롭게 모든 과정을 마치고 지난해부터 한의사 간판을 내걸었다.
"사상의학은 한국 고유의 의학으로 세계무대에서도 결코 손색이 없는 의술입니다. 앞으로 사상의학을 주제로 국제 규격에 맞는 논문을 써 세계의학계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습니다".
현대에 맞는 사상의학의 이론체계를 정립하겠다는 것이 김씨의 포부다.
[서태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