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선배는 하늘… 농구코트 장유유서
기사입력 1998년 01월 13일 17시 26분
프로농구판의 재미있는 `신（新） 천적관계'가 관심사로 등장했다.
기아－현대－삼성과 나래－LG－SBS가 서로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을 형성, 화제를 불러일으킨데 이어 나산－동양－LG가 `천적 관계'로 새로 자리를 잡은 것.
나산－동양－LG의 공통점은 고려대 선수들이 전력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96년과 97년에 각각 창단된 동양과 LG는 고려대를 연고대학으로 지명해 출범한 팀.
나산은 주장인 이민형과 주포 김상식 등 토종 주전 3명중 2명이 고려대 출신이다.
나산은 지난 11일 벌어진 동양과의 경기서 86대77로 완승, 올시즌 3전전승을 기록했다.
동양은 특히 나산과의 2차전서 올시즌 팀 최소득점인 70점을 기록한데 이어 3차전서 최소득점 2위에 해당하는 빈약한 공격력을 보였다.
나산만 만나면 죽을 쑤는 동양도 `1년 후배팀'인 LG에는 강해 올시즌 3전전승을 올렸다.
특히 동양은 3라운드들어 극도의 부진을 보이며 1승6패를 기록중인데 바로 이 1승이 LG를 상대로 올린 것.
동양이 나산에 약한 것은 주득점원인 전희철과 김병철이 고려대 선배인 이민형과 김상식의 노련한 수비에 걸려 옴짝달싹을 못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수비가 다소 거칠어도 `선배는 하늘'이기 때문에 크게 항변을 하지 못한다.
수비에서는 또 반대현상이 일어나 아무래도 불리할 수밖에 없다.
반면 박재헌 박훈근 양희승 박규현 등 후배들과 맞닥뜨리는 LG전서는 이러한 심리적인 부담이 없어 마음껏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끈적끈적하기로 유명한 LG의 `수비도사' 박규현도 동양전서는 크게 위력을 보이지 못한다.
반면 LG는 `대선배팀'인 나산에는 2승1패의 우세를 보여 `1년선배'의 무서움을 코트에서 실증하고 있다.
[조석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