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차범근감독 '풍어가'
기사입력 1998년 01월 13일 17시 26분
@…월드컵축구팀의 차범근 감독（45）이 풍어가（豊漁歌）를 부르고 있다. 뜻하지 않은 `물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팀 상비군에서 누락됐던 진순진（24．할렐루야．FW）을 뒤늦게 테스트해보고 "대어를 낚았다"고 좋아했던 차감독은 12일 조세권（20．고려대．DF）의 데뷔전（대 명지대）을 지켜보고는 "심봤다！"를 외쳤다.
자신이 찾고있던 수비수를 드디어 발견했다는 기쁨에서였다.
1m83의 키에다 빠른 발놀림, 제공권, 몸싸움, 근성 등 한국 수비수들의 핸디캡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게 차감독의 평가다.
그러면서 차감독은 "휴_"하고 한숨을 돌렸다. 하마터면 조세권을 그냥 돌려보낼 뻔했기 때문이다.
전날밤 가방 하나만 달랑 메고 대표팀에 합류한 조세권은 12일 새벽훈련에서 낙오했다. 400@ 트랙을 1분45초 속도로 30분간 뛰는 훈련이었는데 도중에 포기한 것이다.
"뭐 저런 선수가 다 있지. 뽑아준 성의도 모르고 힘들다고 포기하다니. 틀렸군, 쯧쯧…."
입맛을 다시던 차감독은 `행여나'하고 이날 명지대와의 연습경기에 내보낸 뒤 안색이 180도 바뀌었다.
자신이 그토록 찾고 있던 `유럽형 스토퍼'가 바로 거기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차감독은 `연습용'과 `실전용'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새삼 확인했다.
인재등용을 위해 `저인망' 그물을 쳐놓고 있는 차감독은 요즘 "대어를 낚은 어부의 심정이 바로 이럴 것"이라며 날마다 `어획고'를 들여다보며 흐뭇해 하고 있다.
[울산＝김동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