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혁vs이기형] '오른쪽 윙백 양보못해'
기사입력 1998년 01월 13일 17시 26분
월드컵축구팀의 오른쪽 옆구리가 후끈 달아올랐다.
오른쪽 사이드어태커（윙백） 자리를 놓고 이기형（25．삼성）과 김정혁（30．전남）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주전경쟁에 돌입한 것.
차범근 감독이 대거 발탁한 20대 초반의 `무서운 아이들'도 이들이 버틴 오른쪽 윙백 만큼은 감히 넘보지 못한다.
차감독은 "현재로선 누구를 택해야 할지 전혀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둘의 팽팽한 접전을 대변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김정혁이다.
94미국월드컵 주전탈락의 아픔을 간직한 그가 와신상담（臥薪嘗膽）, 작년 프로축구 올스타전과 FA（축구협회）컵 MVP를 싹쓸이한 여세를 몰아 태극마크를 단 후 불과 며칠만에 이기형이 독점하던 오른쪽 윙백을 무주공산으로 만들어버린 것.
김정혁은 뛰어난 발재간과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돋보인다. 오버래핑 후 센터링도 확실하고, 특히 좁은 공간에서 상대를 따돌리는 기술은 일품이다.
이기형은 육상선수 출신답게 기동력이 뛰어나다. 오버래핑도 위력적이고 특히 중거리슛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스태미나도 충분하다.
그러나 둘에겐 결정적인 단점도 있다.
김정혁은 전－후반을 소화하기엔 지구력이 부족하고 이기형은 가끔 엉뚱한 패스미스로 경기 흐름을 끊어놓는다.
하지만 `도전'과 `수성（守成）'을 위한 이들의 팽팽한 접전은 삭풍이 부는 울산 서부구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차감독은 "아마 좋은 작품이 나올 것"이라며 둘의 무한경쟁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다.
[울산=김동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