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스포] '고장난 스키 모두 가져오세요'
기사입력 1998년 01월 12일 16시 10분
아껴쓰기와 재활용이 어느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IMF시대에 발맞춰 문을 연 스키 병원이 알뜰스키어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도 포천 베어스타운 스키하우스에 올시즌 첫선을 보인 `윈스포 스키병원(원장 홍윤기)'.
이곳이 `튠업센터' 또는 `스키 수리실'이라는 평범한 이름을 거부하고 굳이 `병원'이라고 붙인데는 이유가 있다.
보통 스키수리실이 왁싱이나 날(에지)갈기에 그치는 반면 스키병원에서는 1만∼2만원의 실비를 받고 스키장비 전분야에 걸쳐 치료와 상담을 한다.
버클의 스프링이 떨어져 나간 스키부츠, @자로 휘어진 폴, 다리가 부러진 선글라스 등 자질구레한 것에서부터 스키부츠 재성형, 베이스 수리까지 모든 결함들을 말끔히 고쳐준다.
돌덩이를 밟아 험하게 긁힌 스키도 스키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재생한다.
홍윤기씨는 "버려지는 스키 장비의 70% 이상은 고쳐 쓸수 있는 것들"이라고 말한다.
스키병원의 최고 인기 진료과목은 부츠성형.
부츠가 맞지 않을 경우 고통스러울 뿐 아니라 심하면 발톱이 빠지거나 발모양이 변형되기도 하는데 이 경우 발에 압박을 가하는 부츠의 쉘(겉껍질)에 열을 가해 모양을 다시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홍윤기씨는 "스키부츠가 서구인의 족형에 맞게 만들어져 발이 넓고 두꺼운 한국인에게는 맞지 않는다"며 성형작업은 발이 아프지 않을때까지 몇차례 계속한다고 설명했다.
날갈기작업도 일반적인 90도 뿐 아니라 고객의 요구에따라 90도 이하의 예각을 내주기도한다.
스키강사 경험도 있는 홍씨의 스키병원은 경제가 어려워 새로 사기보다는 수리해서 쓰겠다는 알뜰스키어들로 문전성시다.
홍씨는 "스키도 사람처럼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오래 쓰는 것은 물론 스키기술도 발전시킬 수 있다"며 스키기술이 좀처럼 늘지 않는 사람들도 수리를 받을 것을 권했다. 서울사무소 (02)430-0805
[송철웅 기자]
